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824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_t8_uaYocSw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
어느날 ‘금수저’라는 말이 사회 중심에 등장했을 때, 이미 알고 있던 표현이지만 그 영향력은 너무 컸습니다. 지금까지 아니 앞으로도 이런 사고들은 지속되리라 생각되는데 지금 태어나고 자라나는 아이들이 그 직접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들의 부모들이 그 구분의 기준이기도 합니다. ‘너희는 우리처럼 살지말라’고 당부하시던 부모들도 ‘엄친아’를 외치며 자녀들을 독려하던 부모들도 한 번에 좌절시키며 아무리 노력해도 닿을 수 없는 한계를 정한 것이 ‘금수저’입니다.
“나자렛 출신으로 요셉의 아들 예수라는 분이시오.”
하느님이 우리와 다르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런 표현은 금수저처럼 이미 신분이 다르고 처지가 다를 수밖에 없을 때 사용하는 개념입니다. 그런데 성경에 등장하는 하느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낮은 곳에서 발견되실 때가 많습니다. 하느님은 진리이시지만 세상은 그 진리를 숨기거나 밀어내거나 감추려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상할 정도의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을 볼 때가 있습니다. 그 대표는 바로 그리스도이십니다. 우리의 세상 이치로 주님은 ‘금수저’셔야 했습니다. 실제로 예수님은 예언된 대로 ‘다윗의 후손’으로 태어나시긴 했는데 누구의 시선에도 금수저는 아니셨습니다. 그리고 나자렛이라는 동네를 벗어나 예루살렘에서 성공한 인생의 과정도 없었습니다. 끝까지 나자렛 사람이었습니다.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
예수님이 태어나시고 우리와 함께 사신 삶은 우리가 말하는 ‘성공담’이 아닙니다. 누군가의 이야기처럼 예수님의 생애는 온통 ‘실패’ 투성이입니다. 당신의 삶도 제자들의 모습도 실망스럽습니다. 부활의 사건과 승천이 일어난 자리에서도 의심하는 제자들이 있을 정도이니 더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단 한명의 제대로 된 제자도 남기지 못하신 채 당신의 자리로 돌아가시면서도 주님은 아주 기뻐하셨고 제자들을 위해 선택하신 일이라시며 승천하십니다.
지금을 사는 우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입니다. 그리스도의 존재는 하느님을 믿는 사람, 곧 ‘사람다운 사람’의 길은 우리가 말하는 금수저의 삶이나 개천에서 용이되는 자수성가의 성공담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스도는 십자가로 대변되는 삶이 아니라 기쁨과 행복한 사랑의 삶을 우리 안에 사셨고 그분을 막으려는 이들의 죄를 십자가에서 무죄한 이의 죽음으로 드러내셨고 부활을 통해 참 하느님의 뜻을 밝혀주셨습니다. 시간이 걸리긴 했어도 그래서 우리가 하느님을 바로 알게 된 이유입니다. 천국에는 ‘금수저’가 없습니다. 천국은 자수성가해서 가는 곳도 아닙니다. 지금도 충분하며 천국의 주인과 같은 이가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삶입니다.
0:00 오늘의 복음
1:59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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