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805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p9tJJ48JOTg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18주간 월요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그들을 보낼 필요가 없다.”
세상의 급격한 변화를 보며 세상과 사람의 근본을 말하는 종교가 설 자리를 잃었다고 생각되는 지점들이 있습니다. 꽤 오랜 일이지만 우리는 여기에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고 있고 그저 남겨진 종교의 형식과 규모를 지키는 것에 집중하며 ‘남겨진’ 사람들로 명맥을 이어가거나 혹은 ‘필요’에 따라 성당을 찾는 이들을 환대하고 맞이하는 정도의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는 외딴곳이고 시간도 이미 지났습니다.”
주님을 찾아온 사람들. 그 사람들을 끝내 뿌리치지 못하시는 주님은 그들에게 가르침과 기적을 행하십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다들 돌려보내야 하는 시간이 왔습니다. 주님의 가르침도 끝났고, 기적도 끝난 시간 사람들은 발길을 돌려야 하는데, 오직 한 분 주님이 그들을 보내지 못하십니다. 대책도 없는데 말입니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많은 사람들을 먹이신 기적이 주님의 대표적인 기적으로 표현되지만 사실 이 기적은 외적으로 살피면 필요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기적의 크기와 놀라움에 비하면 주님이 이 일을 하신 이유도 목적도 없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주님에게 정말 ‘필요 없는’ 그리고 ‘하실 이유도 없는’ 일이 이 일이었습니다.
한동안 우리는 이 기적이 진짜인지를 두고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현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일이 실제 일어났을리 없다는 견해는 설득력이 있었고 그래서 나온 ‘나눔’의 설명이 사람들을 감동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발전한 현실 위에 살아가는 신앙인의 처지가 이런 식으로 ‘말이 되고’, ‘현실 가능한’ 것으로만 기준을 삼으면 우리의 신앙은 결국 ‘사이비’들과 다를바가 없게 됩니다. 처음에는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만족하고 박수를 치겠지만 사실 그런 시선은 현실중심의 태도를 넘어 ‘과학적인 신앙’으로만 가치를 보게 될 것이고, 그것은 신앙이라기 보다 상식과 현실에서 종교를 불필요한 것으로 몰아가거나 혹은 설명되지 않는 것의 영역으로만 분류하게 됩니다.
우리는 오병이어와 오천명을 먹이신 기적의 연관성과 내용의 원리와 사정을 알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모두가 이야기하는 이유는 이 일에서 주님의 진심을 볼 수 있고 하느님의 사랑을 우리가 느끼고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유와 목적을 제거하고 남은 것이 사랑이었고 그것만으로 이루어진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지극히 거룩하신 하느님의 영광이 제대에서 고해소에서 나누어짐을 보는 중입니다.
0:00 오늘의 복음
2:03 "그들을 보낼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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