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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524 오늘의 말씀

松竹/김철이 2024. 5. 25. 08:11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524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fj9XwHqIafQ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7주간 토요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사실 하느님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사제가 되고 20년이 넘게 살아갑니다. 서품 때 그야말로 처음이었던 탓에 실수도 많았고 무지함도 늘 문제가 되었지만 그렇다고 ‘신부님’이라 부르는 신자들에게 초보티를 내기는 또 싫어서 좌충우돌의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몰라서 하는 실수보다 알지만 하지 않는 잘못이 많아져버렸습니다. 그리고 자주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보다 좋은신부가 되려했다면 공부나 노력보다는 아예 신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때 서품을 받았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오늘 복음 속 ‘어린이’를 보며 같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냥 놓아두어라.”

어린이에게 머리를 쓰다듬어 달라고 청하는 사람들을 제자들은 나무랍니다. 주님을 귀찮게 하지 말라는 제자들의 노력에 예수님은 그들의 행동을 중지시키시고 오히려 어린이들을 당신께로 부르십니다. 어린이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그리고 어떤 것도 이루지 못한 상태라서 우리는 그들에게 당장 어떤 기대도 또 가치도 두지 않습니다. ‘아직’이라는 상태에 머물러 있어서 기억도 실력도 어떤 것도 모자라거나 없다시피한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어린이를 대하시는 모습은 달랐습니다. 

“사실 하느님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사람의 인생으로보면 하늘나라에 가장 가까운 이들은 ‘어린이’들이 맞습니다. 그들은 아무것도 아닐지 모르나 다른 한편 하느님이 주신 모든 것을 가장 완전히 갖춘 존재들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인생을 ‘채워가고’, 또 ‘이루어 간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면에서 우리는 가장 중요한 것을 잊어가거나 잃어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주님은 어린이를 불러세우시고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이들은 오히려 어린이와 같은 상태에 있는 사람들임을 강조하십니다. 우리의 근본을 생각하고 살아가는 이는 사람을 어떤 기준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나온 가치로 대하고 사랑하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 점에서 어린이와 하늘나라가 같은 선에 놓이게 됩니다. 

“어린이들을 끌어안으시고 그들에게 손을 얹어 축복해 주셨다.”

그럼에도 우리는 어린이들의 ‘상태’를 보며 그들도 착하지 않다고 농담처럼 말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별남과 장난꾸러기다운 모습이 죄와 흠을 쌓아놓고 사는 우리보단 여전히 하늘나라에 어울리는 모습입니다. 골치가 아파도 말입니다. 



0:00  오늘의 복음
1:27  "사실 하느님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