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와서 보아라.” | 우종선 라우렌시오 신부님(남창성당 주임)

松竹/김철이 2024. 1. 11. 09:07

“와서 보아라.”

 

                                               우종선 라우렌시오 신부님(남창성당 주임)

 

 

세례자 요한은 이미 자신을 소개하면서 예수님에 대 하여 ‘내 뒤에 오시는 분이지만 나보다 앞서신 분, 하 느님의 어린양, 하느님의 아드님’(요한 1,29-34 참조)이라 고 증언하였습니다. 드디어 제자들과 함께 예수님을 만나게 됩니다. 오늘 복음은 우리의 신앙, 예수님께 대 한 믿음에 대하여 올바른 길을 제시해 줍니다. 먼저 세 례자 요한의 모습에서 본보기를 찾아보고, 예수님의 초대에서 올바른 신앙생활의 삶이 어떤 것인지를 찾 아내야 할 것입니다.

 

요한은 어머니 엘리사벳의 뱃속에서부터 예수님을 알아보았고, 그 이후로도 철저히 ‘예수님 중심’의 삶이 었습니다. 훌륭한 선지자, 예언자로서 덕망 있는 삶을 살았기에 많은 이들이 그를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 같으면 자신의 세력(?)을 키울 법도 한데, 요한 은 전혀 그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제자들을 예수님께 인도합니다. 신앙은 ‘우리의 구세주, 메시아 로 오신 그리스도 중심’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나’만 만족하면, ‘나’를 따르는 사람이 많이 있으면, ‘내’가 좋 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한다면, 신앙생활을 잘하고 있 다는 생각은 옳지 못한 것입니다. 예수님 없는 신앙은 ‘신앙’이 아닌 것입니다. 신앙을 나의 인간관계의 ‘도 구’로만 사용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가족과 친분있 는 사람들(대부모, 대자녀...)을 주님께 더욱 가까이 갈 수 있도록 인도하고, 자신도 그런 노력을 해야 할 것입 니다.

 

요한의 증언에 그의 제자들은 예수님을 따라가며 묻 습니다. “라삐, 어디에 묵고 계십니까?” 이에 예수님 은 “와서 보아라.”하고 그들을 초대하십니다. 단순한 초대가 아닌 것입니다. 궁금해하지만 말고, 나의 삶으 로 들어오라는 강렬한 초대인 것입니다. “나와 함께 먹고 대화하고 지내면서, 내가 누구인지를 알고 평생 을 함께 살아가자.”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물’을 평 가 할 때, 양말과 신발을 신고 살짝 접하고서는 알 수 가 없습니다. 자신의 온몸을 그 ‘물’에 담궈봐야 알 수 가 있듯이 우리의 신앙도 그러합니다. 세례만 받고 미 사와 특강을 수없이 보고 듣고 궁금증만 늘려 갈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삶을 완전히 접고 예수님께 자 신을 맡겨 봐야, 신앙의 참맛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말로만이 아니라 자비와 선행을 베풀어 봐야 그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듯이 말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새로운 한 해의 시작점입니다. ‘그 리스도 중심의 신앙’, ‘예수님과 함께’하는 올바른 신앙 생활을 통해 참 행복을 누리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