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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용 요셉 신부님(수원교구 조원동주교좌 성당 주임) | 주일복음 특강 | 미완성으로 태어나는 인간 I 대림 제3주일 강론 2023.12.17

松竹/김철이 2023. 12. 17. 07:19

[주일복음 특강] 미완성으로 태어나는 인간 I 대림 제3주일 강론 2023.12.17 I 전삼용 요셉 신부님(수원교구 조원동주교좌 성당 주임) I 천주교/가톨릭/특강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ZLJRnGakPEE

 

 

 

나해 대림 제3주일 – 미완성으로 태어나는 인간

 대림은 구세주를 기다리는 시기입니다. 무엇을 준비하며 기다려야 할까요? 그리스도께서 필요한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구세주는 필요 없는 존재가 되면 그분이 오셔도 무시하거나 십자가에 못 박습니다. 우리에게 그분은 왜 필요할까요? 그분 없이는 완성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에게 “당신은 누구요?”(요한 1,19)라고 묻습니다. 요한은 자신이 누구라는 것을 말하기 이전에 자기는 그리스도가 아니요, 엘리야도 아니며 모세에게 예언된 그 예언자도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러고는 자신은 메시아께 가는 ‘길’과 같다고 합니다. 

 “나는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대로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 하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다.”(요한 1,23)

 그러나 요한의 정체를 알려고 온 이들은 ‘길’이 어떤 의미인지 몰라 이렇게 따집니다. 그러자 그는 “나는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런데 너희 가운데에는 너희가 모르는 분이 서 계신다. 내 뒤에 오시는 분이신데,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요한 1,26-27)라고 말합니다. 이는 자신이 그리스도께로 이르는 분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요한을 감히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말했다고 놀라지 말기를 바랍니다. 요한은 그리스도께 가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고 그리스도께서는 아버지께 가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을 만나면 누구나 그분께 는 길이 되고 진리가 되고 생명이 됩니다. 이것이 그리스도께서 완성하려는 인간의 모습입니다. 

 여자는 태어날 때부터 이미 여자로 완성되어 태어난 것일까요? 그러나 여자는 자녀를 낳고 키울 때 완성됩니다. 그래야 모성애도 알고 자기 몸에서 아기를 먹일 살과 피와 같은 젖도 나옴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아이에게 남편이 없었다면 아이가 태어날 수 없었음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남편을 존중하지 못하는 아내 밑에서 자란 아이는 엄마도 공경할 줄 모르게 성장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여자와 남자와의 관계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내는 주님께 순종하듯이 남편에게 순종해야 합니다. 남편은 아내의 머리입니다. 이는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이시고 그 몸의 구원자이신 것과 같습니다.”(에페 5,22-23)

 여자가 남자라는 구원자를 만나야 여자로서 완성되는 것처럼, 사람도 하느님을 만나야 완성됩니다. 여자가 남자를 그리워하듯 인간은 하느님을 그리워합니다. 반대로 남자가 여자를 그리워하여 자기 모든 것을 내어놓을 준비가 되어있듯, 우리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줄 신을 찾으면 됩니다. 우리의 양식이 되기 위해 십자가에 자기를 못 박은 신은 그리스도 외에는 없습니다. 

 이 사실을 아는 것이 ‘겸손’입니다. 라틴어 단어 겸손(humilitas)은 ‘흙’(humus)에서 유래되었습니다. 흙은 겸손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 위에서 자라는 나무들은 자기 자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자기만의 열매가 아닙니다. 하늘에서 비가 오고 태양이 비추니 나무가 자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나무에게 “나는 하늘의 신발 끈을 풀어드릴 자격조차 없다.”라고 말할 때 흙이 완성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창세기 첫째 날 ‘빛’이 창조되었습니다. 아기에게 빛이 들어오면 부모를 찾게 됩니다. 처음엔 자기를 바라보는 부모를 구별하지 못하다가 점차 그와 자신을 구별하게 됩니다. 둘째 날 궁창이 창조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같은 물인 줄 알았지만, 나는 땅의 물이고 하늘의 물이 존재하는 것을 압니다. 셋째 날은 자기를 하늘의 물과 같은 존재라고 여기는 물을 바다로 밀어내고 마른 땅이 나옵니다. 그러고는 하늘에서 비를 받아 땅에서 풀과 나무들이 자라게 합니다. 그러면 땅은 이제 풀과 나무가 하늘을 알아가게 만드는 ‘길’이 됩니다. 이때 비로소 땅이 완성됩니다. 

 엘리사벳을 방문하시는 성모 마리아도 마찬가지이십니다. 그분은 하느님을 잉태한 땅입니다. 성모님은 엘리사벳이 그리스도께로 향하는 길이 되어주셨습니다. 그러고는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루카 1,46-48)라고 노래하셨습니다. 이는 사람들을 그리스도께로 이끄는 역할을 하면서 자신은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드릴 자격조차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모습으로 자기를 완성하여 당신께로 이끄는 길이 되려는 땅에게 주님께서는 참 하늘이 되어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