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입동立冬

松竹/김철이 2023. 11. 2. 14:45

입동立冬

 

                        松竹 김철이

 

 

칡부엉이 울음으로 다리를 놓고

지루한 밤

못다 나눈 뒷이야기가 쌓여가는

군불 대운 아랫목,

 

홀로 노는 콩새 콩콩거리는데

뒤꼍 솔숲에 이는 실바람에도

별빛 번지는 소리

아랫목 넘보던 귀뚜라미 솔깃하네

 

뻐꾸기 둥지 속엔

건들바람만 들락날락하고

시절의 꽃

무서리 진눈깨비 동무 삼아 서성인다.

 

초이레 상현달 아래 뒤진 단풍잎

바스락!

망가지는 외마디 비명으로

한 해 겨울의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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