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그대가 꽃이라서

松竹/김철이 2023. 10. 22. 16:06

그대가 꽃이라서

 

                             松竹 김철이

 

 

반평생

홀로 터덜터덜 걷던 인생길

우연인지

필연인지 꽃 한 송이 만났네

 

향기로운 장미도

우아한 목련은 아니었지만

숨어 피는 야생화

값없는 향을 품었었지

 

황폐한 나의 삶 터전 삼아

나팔꽃 희망을 감아올렸고

달맞이꽃 미래의 종을 받쳐 울렸지

가슴앓이 드높아도 애써 낮추며

 

하나 남은 소망 들어주시길

청컨대

괴로워도 제비꽃처럼 멍들지 말고

아파도 봉선화처럼 피 흘리지 마시길

 

밑거름 한 줌 뿌려줄 순 없지만

사시사철 참사랑 웃거름 주리니

영영 시들지 말고

사계절 만개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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