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
松竹 김철이
이 빠지고
날 무딘 밀 낫 하나 손에 든 채
부모님 연년이 누워 계신
종중산을 종종걸음 오른다.
자주 찾지 못해
송구한 심정 감출 길 없는데
소나무 가지 걸터앉은
산까치 부부 나무라듯 짖더군
그 사이
훌쩍 웃자란 머리털
손톱 발톱 말끔히 깎아드리려니
눈물이 봉분을 덮더라
부모님 영전 술 한 잔 쳐서 올리고
절 한 자락 넙죽 올리니
이별주에 취한 듯
서산 노을이 금세 불콰하다.
시인뉴스 포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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