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 박인근 요한보스코 신부님(부송동성당)

松竹/김철이 2023. 7. 29. 09:00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박인근 요한보스코 신부님(부송동성당)

 

 

하느님께서는 솔로몬에게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 를 바라느냐?”(1열왕 3,5)고 물 으십니다.

 

만일 하느님께서 똑같은 질문을 던지신다면 무엇을 청하겠습니까?

 

제1독서에서 솔로몬 왕은 하느님께 지혜를 청해 받습니다. 그리고 제2독 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그리스도의 모 습을 닮도록 부르심을 받은 이들이 있 고, 그들은 의롭고, 영광을 받을 것이 라고 말합니다.

 

복음의 비유 주인공은 밭에 묻혀 있는 보물을 사기 위하여 자기의 온 재 산을 포기할 만큼 누구보다 현명한 사 람입니다.

 

우리는 주님을 차지하기 위해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도록 불리움을 받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나 는 의로운가? 또 하느님께서 주시는 영광을 받을 수 있는가?

 

어린아이 때는 손 때 묻은 인형이나 장난감이 가장 소중한 보물이요, 어쩌다 생기는 동전 몇 푼, 과자봉지에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보다 큰 세상 것들을 보고 들을 만큼 성장한 후에는 더 이상 내가 가진 것만으로는 만 족할 수가 없습니다. 또 세상의 나이를 먹으면 먹 을수록 현실적인 계산법에 익숙해져 내가 손해 보는 짓일랑은 알아서 하지 않게 되고, 내 것, 내 이 익에 관계되는 것이면 놓치지 않는 영악스러움이 몸에 배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과연 내 이익, 내 것이라는 그 분명한 선은 무엇을 위한 것이며, 어 디에 가치 기준을 두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으면 할 말이 없어집니다.

 

하느님께서 솔로몬에게 하신 것처럼 한 가지 소원을 물으신다면 과연 나는 무엇을 청할 수 있 을까? 지금의 나는 어린 시절처럼 단순하지도, 순 수하지도 못해서 이것 저것 따져보느라 선뜻 대 답을 못할 듯 합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팔아 살만큼 소중한 것도 없이, 그저 남들처럼, 다른 사람도 그렇게 하 니까 의미 없는 것들에만 매달려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봅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