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
松竹 김철이
신께서도
내 어머니 칠순 넘기셨을 적처럼
건망증이 무척이나 심하신 듯싶다
갖은 오물
묵은 때로 온통 더럽혀진
지구촌 곳곳을 물청소하실 적에
짬짬이
수도꼭지 매매 잠그는걸
깜빡 잊으신 모양일세
콸콸 콸콸
과수원 물이 차니
참외 신이 난 듯 우쭐우쭐
수박덩이 비치볼인 된 양
둥실둥실 두둥실 정처 없이 떠다닌다.
닭장 속
수탉 암탉도 품은 알 버려두고
지붕 꼭대기 위에 벌벌 떤다.
도랑물은
드넓은 강물로 넘쳐흐르는데
여태도 콸콸 콸콸
신이시여!
물청소하실 거라면
모쪼록 하늘나라 수도꼭지
매매 잠가주시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