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더위
松竹 김철이
하늘 아래 한복판 마그마 이글이글
콘크리트 거리마다
엿 가마 불 지펴 옥수수엿을 굽고
빌딩 숲 손풀무질하니
도심지가 온통 찜질방이다.
칠 년을 참다 참다
곡하던 매미도
가쁜 숨을 고르고
네 날개잠자리도
고공비행을 멈춘 지 오래일세
가로수는 취객처럼 마냥 비틀거리고
비루먹은 길고양이
박제된 심장마저 쉼 없이 헐떡거린다.
햇살은 기총소사 총알처럼
위에서 아래로 퍼붓는데
짬짬이 불던 잔바람도 줄행랑치고
등골엔 개울물이 흐르고
이마엔 구슬땀이 절로 맺힌다.
자동차도 발바닥이 뜨거워
징징대며 종종걸음
에어컨 노예가 된 사람들
물끄러미 창밖 눈치만 두루 살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