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삼복더위

松竹/김철이 2023. 7. 6. 12:23

삼복더위

 

                               松竹 김철이

 

 

하늘 아래 한복판 마그마 이글이글

콘크리트 거리마다

엿 가마 불 지펴 옥수수엿을 굽고

빌딩 숲 손풀무질하니

도심지가 온통 찜질방이다.

 

칠 년을 참다 참다

곡하던 매미도

가쁜 숨을 고르고

네 날개잠자리도

고공비행을 멈춘 지 오래일세

 

가로수는 취객처럼 마냥 비틀거리고

비루먹은 길고양이

박제된 심장마저 쉼 없이 헐떡거린다.

 

햇살은 기총소사 총알처럼

위에서 아래로 퍼붓는데

짬짬이 불던 잔바람도 줄행랑치고

등골엔 개울물이 흐르고

이마엔 구슬땀이 절로 맺힌다.

 

자동차도 발바닥이 뜨거워

징징대며 종종걸음

에어컨 노예가 된 사람들

물끄러미 창밖 눈치만 두루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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