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30702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8ya7qSkWdzI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13주일(교황주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성경을 통해 하느님을 아는 이들에게 등장하는 인물들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우리는 성경 속 누군가에게서 목숨을 걸고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영웅의 모습을 보기도 하고 힘없는 순수한 어린 양의 모습으로 하느님의 뜻을 드러내는 이들을 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뜻을 지킨 이들의 모습들에서 모두가 승리하고 이기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목숨을 잃거나 하느님의 뜻을 어기는 이들의 모습이 많이 등장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끝까지 잘못하나 없이 의인의 삶을 사는 이도 보기 드문 것이 사실입니다.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질투하시는 하느님을 느끼는 우리이지만 사실 우리의 봉헌이 그러하듯 이것이 하느님에게 무엇인가를 바치라는 말씀은 아닙니다. 우리는 이미 그분에게서 나왔기에 우리는 우리의 모든 것이 하느님으로부터 왔음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 그 첫걸음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가치는 자신으로부터 시작하는 관계가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시작하는 가치라는 것을 알아들어야 합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세상 많은 종교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마치 신께 무엇인가를 바치는 듯 사람들을 인도하기도 하지만 모든 것에 앞서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이야기에 이어진 이 ‘십자가’에 대한 가르침은 그 진실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대표적인 십자가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이고, 그 십자가의 의미는 죽음의 의미가 아니라 사랑의 의미입니다. 제 십자가를 지는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사랑의 몫에 모든 것을 다하는 것입니다. 이 둘을 다시 표현하면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라는 말씀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너희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이고,”
오늘 교황 주일을 맞이하는 우리는 교황이라는 자리가 무엇을 말하는 자리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세상의 지도자 중 가장 으뜸이라고 아는 이들도 있고, 한 종교의 수장 정도로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하신 이 말씀을 지키는 이로서 교황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가장 첫 자리에서 지켜내고 보호하는 사람이어서 그는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모든 것에 앞서 하느님을 섬기는 사람입니다.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
그리고 이 표현이 교황의 참된 표현의 첫 자리입니다. 그는 우리 중 가장 훌륭한 사람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따르기에 세상에서는 가장 작은 사람 중의 하나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느님을 믿으며 가장 참된 진리를 따르는 이가 세상에서 소중한 사람일 수는 있으나 그가 세상의 으뜸을 말하지는 않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십자가의 길을 걸으며 세상을 한 껏 사랑으로 품는 이에게서 하느님을 또 그리스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 우리 신앙인의 자세입니다.
또한 우리 역시 세상 누군가에게 ‘작은이’로 불리며 그에게 십자가의 길을 걷는 사랑의 삶이 곧 하느님의 뜻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하는 이의 삶이라는 것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첫 자리에서 걸어가는 작은 사람. 교황의 길을 함께 걸으며 우리도 각자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잘 질 수 있는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0:00오늘의 복음
1:34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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