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만상
松竹 김철이
세상사 드넓다 해도
꼴사나운 행세 천지에 널린 채
꼴값을 떨어대니
눈꼬리가 절로 오르락내리락
차라리 삭발하고 폭포 물에 득음이나 하련다
살다 살다 외로울 땐
산새 들새 벗하며
세상을 논하고 맹자를 논하더라도
검은 걸 희다곤 않으리
안주 없어 술 못 마시랴,
술이 뭐 별거더냐?
물이 술이 되고 술이 물이 되는
더러운 인생사 술 걸러 물로 마시겠네
너른 세상사
하루살이 생을 살다 날개를 접더라도
나날이 천태만상 속에 값없이 떠오를 둥근 태양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살아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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