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30629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BMfmSKrYoEs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너는 베드로이다.”
오늘은 예수님의 대표적인 제자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를 기억하는 날입니다. 너무나 다른 두 분은 늘 비교를 당하곤 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에서도 극명하게 갈리는 두 가지 기준을 생각하게 하는 두 분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을 비교하는 듯 느껴지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 하느냐?”
복음은 언제나 베드로와 함께 합니다. 그 말은 예수님의 모습의 위치가 베드로와 같은 이들 안에 있었음을 이야기합니다. 누구편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굳이 구분하자면 예수님은 분명 세상에서 내 밀리고 업신여김을 받는 이들의 자리에 계셨습니다. 두둔이나 편을 든 것이 아니라 주님이 그런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바오로와 같은 이는 예수님을 낯설어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히려 박해의 대상이 된 주님은 자격을 갖추지 못했기에 더욱 미움을 샀습니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이런 주님을 설명하는 것을 별로 반기지 않는 이들도 있습니다. 주님의 진실이 있다해도 세상은 일정 수준의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여기는 이들이 있고, 그들이 세상을 만들고 이끌어 간다고 여기는 이들에게 그런 주님의 모습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들은 오히려 바오로의 모습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기준은 늘 높은 곳을 바라보고 지향합니다. 그런데 베드로에게서 이 사실이 튀어 나와 버립니다. 높은 지식과 수준이 있어야 알 수 있는 하느님이라 여기던 이들에게 이런 한 어부의 고백이 어떤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저 칭찬한 번이면 그나마 감사해야 할 일이지요.
“너는 베드로이다.”
그런데 난데없이 그런 베드로의 고백이 그를 흔들리지 않는 기준이 되게 만듭니다. 하느님의 뜻이 지목하는 사람의 기준, 곧 하늘나라의 신비가 드러난 기준이 베드로와 같은 사람이 된 겁니다. 곧 세상의 지도자가 아닌 세상 사람들 중 한 사람에게 하늘나라의 열쇠가 맡겨진 사건이 베드로의 가치입니다. 또한 하느님의 시선이고 하느님이 원하시는 구원의 기준입니다.
뒤늦게 주님을 박해하다 깨달은 바오로가 그가 알고 있는 그리고 그동안 지녀왔던 모든 것을 버릴 각오를 하게 된 것은 그런 주님의 진심을 늦게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모든 것을 가지려했고 거의 가졌으나 주님을 알고 모두를 버립니다.
누구도 따를 수 없는 모델이 되기 위해 노력했던 바오로에게 모든 것을 버린 지점에 서 있었던 이가 베드로입니다. 바오로가 베드로와 같은 사도들의 가르침에 순명하고 함께 했던 것은 분명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주님께서 바오로가 지닌 모든 것을 통해 우리에게 당신의 뜻을 풀이해주셨음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바오로의 모든 노력은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소중한 가르침을 전해준 사도로서의 가치입니다. 어느 것 하나 버릴 수도 버릴 것도 없는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 그들은 하느님이 세상을 사는 우리에게 전해주신 사랑과 주님의 지혜 모두를 전해줍니다.
베드로를 통한 하느님의 사랑에 감사하고, 주님의 사랑을 세상에 풀어 설명해준 바오로의 수고에 또한 감사하는 오늘이 되기를 바랍니다.
0:00 오늘의 복음
1:47 "너는 베드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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