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30610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0pQ8g6VQRkM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9주간 토요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그들은 과부들의 가산을 등쳐 먹으면서”
우리에게 성경은 모든 것의 중심에 해당하는 소중한 가치를 지닙니다. 그렇지만 때로 성경의 내용은 그 진실을 벗어나 우리에게 잘못 사용될 때가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참 적절하게 그런 부분만 꺼내어 쓰는 것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오늘 과부의 헌금에 관한 이야기도 그 중 하나입니다.
“저 가난한 과부가 헌금함에 돈을 넣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가난한 과부의 헌금. 얼마 되지 않은 돈은 성전을 운영하고 그 속에 종사하는 이들에게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금액이었습니다. 우리는 주님이 칭찬하신 이 과부의 헌금을 바라보면서 “곧 생활비를 모두 다 넣었기 때문이다.”라는 대목을 보며 하느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헌신을 말하기도 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헌금을 하라고 말하는 이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율법 학자들을 조심하여라.”
이 이야기의 시작을 다시 보면 주님은 이 말씀 이전 율법 학자들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계셨습니다. 그 내용은 그들의 위선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들은 지도자이길 바라고 행동하지만 사실 게걸스러운 모습으로 세상을 살며 과부들의 가산을 등치며 산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과부가 등장합니다.
“많은 부자들이 큰돈을 넣었다.”
이 이야기는 그냥 둘로 나눠 볼 수도 있습니다. 율법 학자들의 위선적인 태도에 대한 가르침과 또 헌금에 대한 가르침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이 둘을 같이 놓고 연결된 장면으로 보면, 자신의 진심으로 하느님을 대하는 과부의 그 소중한 생활비로 자신의 위선을 꾸미며 사는 율법학자들과 그들과 같은 무리를 이루는 부자들이 더 선명히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도 우리가 하는 헌금들이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하느님께 바치는 것으로 표현을 하고, 이 과부의 이야기를 언급하지만 사실 그 헌금과 봉헌을 하느님이 받으실 리가 있겠습니까? 오히려 모든 것은 이미 하느님으로부터 주어진 것인데 말입니다. 주님은 그런 헌금으로 자신의 위선을 꾸미고 지키는 이들의 위선을 꾸짖으셨고 그들이 등을 친 저 과부는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생활비를 모두 소진하고 마는 상황이 바로 그들의 잘못이라는 것을 가르치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럼에도 과부를 본받으라고 말할 오늘의 우리가 보이는 것은 참 마음 아픈 부분입니다.
0:00 오늘의 복음
1:45 "그들은 과부들의 가산을 등쳐 먹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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