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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 빈첸시오 신부님|20230201 오늘의 말씀

松竹/김철이 2023. 2. 1. 08:26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20230201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JXDJ4V4Jljc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4주간 수요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저 사람이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을까?”

 

200121일은 제가 기억하는 몇 안되는 기념일 중 하나입니다. 그날 저는 사직 실내 체육관에서 사제가 되었습니다. 햇수로 치면 23년이 됩니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제로 살아왔기에 이제 제가 사제라는 사실이 어색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그 무게감도 처음의 그것과는 많이 다릅니다. 무게 차이는 없겠지만 체감하는 것이 그리 힘겹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교만이겠지만 또 익숙함의 이유인 듯 합니다.

 

안식일이 되자 예수님께서는 회당에서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사제는 거의 말하는 사람입니다. 인생의 절반에 가까운 시간을 듣는 것에 익숙했다면 이제 그에 못지 않게 말하는데 익숙합니다. 뭐 그 내용이야 듣는 사람에 따라서 평가가 달라지지만 말 많은 사람으로 유명하다는 그다지 좋지 않은 점을 치고라도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만 해도 은총인 셈입니다. 그런데 제 이야기에 그래도 사람들이 들어주는 것은 제가 그렇게 교육되었고, 자격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같은 자리에서 듣던 이였으나, 이제 신학교를 졸업하고 말하는 자격을 얻었으니 안식일에 돌아오더라도 다른 자리에 선 것입니다.

 

저 사람이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을까?”

 

그러나 저나 사제들의 스승 예수님은 정작 그런 자격을 획득하신 전문가나 기술자가 아니었습니다. 주님이 고향으로 돌아오셨을 때 사람들은 두 가지의 사실에 놀랍니다.

 

저런 지혜를 어디서 받았을까? 그의 손에서 저런 기적들이 일어나다니!”

 

지혜와 기적입니다. 같은 자리에 있던 사람이 돌아와서 보여주는 말의 내용과 그에게서 일어나는 일에 고향 사람들은 놀랍니다. 그 이유는 지금 우리와는 전혀 다른 것 때문이었습니다. 바로 그는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말을 우리는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이 말을 신부님이 하시면 그런가보다 하지만, 우리 중 누군가가 하느님과 함께 산다고 말하면 이상하게 여기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우리는 그럴만한 사람이 아니라 여기니까요.

 

이제 주일학교 아이들의 아버지나 삼촌 뻘이 된 나이입니다. 그러나 서품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것은 눈 앞에 제 얘기를 듣는 분들의 자식이었고, 조카였었다는 것은 바뀌지 않습니다. 아는 것이 사람의 품위를 바꾸지 않는데도 우리는 늘 그렇게 생각하기에 주님은 의심을 사셨고 저는 존경을 받습니다. 주님은 바뀌지 않으시는데 우리가 스스로의 자리를 높여 놓은 이유입니다. 늘 위험하고 걱정스러운 점입니다.

 

 

 

 

0:00 오늘의 복음

1:38 "저 사람이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