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20221002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eTGjGEcPgHc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27주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겨자씨를 본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오늘 복음에서 등장하는 겨자씨의 의미를 모를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것은 분명 아주 작고 작은 것, 또 적고 적은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반대의 의미로 등장하는 것은 ‘돌무화과나무’입니다. 또 다른 복음을 빌리면 ‘산’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네 시작은 미미했으나...”
어떤 사람에게 이 말씀은 마치 성장의 가치를 말하는 것으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곧 그 시작은 미미했지만 그 끝은 창대하리라는 격언을 떠올리며 말입니다. 작은 믿음이라도 아주 큰 일을 할 수 있게 되리라고 해석하는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그러므로 작은 믿음의 가치를 소중히 하자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이 가르침은 처음 제자들의 겸손한 청에서 출발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믿음이 초라하고 부족하니 더 해 주십사하고 청합니다. 그런데 주님의 대답은 너무나 단호하고 간결했습니다. 그들에게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의 가치로 답하셨으니 말입니다. 이를 통해 제자들의 믿음의 부족함이 드러나는 듯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주님이 말씀하신 이 겨자씨의 의미가 꼭 믿음의 크기 정도를 말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
제자들은 믿음의 부족함을 이야기했지만, 주님은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 답하셨습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믿음의 시작부터 잘못된 듯 느껴지는 답변입니다. 좀 더 달라는데 주님은 아예 없는 듯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말씀이 믿음의 근본에 관한 이야기일 수 있다는 깨달음을 갖게 됩니다.
주님의 말씀은 ‘만약 믿음이 무엇인지 너희가 안다면’이라는 표현으로 들린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제자들의 첫 단추가 왜 잘못되었는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그 이유를 조심스레 짐작해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종은 주인에게 무엇인가 청하거나 기대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주님은 종의 이런 기대가 옳은 것인지 묻고 계십니다.
종은 자신의 일을 하고, 주인에게 다가와 그가 해야 할 일을 묵묵히 계속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주님은 강조하십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자신의 당연한 일이라는 것에 수긍하는 종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십니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 듯한 이 두 이야기가 연결된다면 제자들이 주님께 믿음이라는 말을 통해 무엇인가 보상이나 더 큰 무엇인가를 기대했다는 것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아니면 자신들에게 더 큰 기적들이 일어나기를 기대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므로 제자들에게 필요했던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란 하느님에 대한 그들의 깨달음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우리의 신앙은 어떻습니까? 하느님을 알고, 그분의 뜻대로 사는 것 외에 이런 기대를 지니고 무엇인가 자신에게 부족함 때문에 더 좋은 일, 더 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지 주님의 앞선 대답에서 자신을 살펴보면 좋을 듯 합니다.
0:00 오늘의 복음
1:26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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