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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용 요셉 신부님|2022 09 29/ 왜 천사는 모든 사람에게 보이지 않을까?/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

松竹/김철이 2022. 9. 29. 08:04

전삼용 요셉 신부님|2022 09 29/ 왜 천사는 모든 사람에게 보이지 않을까?/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ABZPkLtOmDI

 

 

 

2022년 다해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 – 왜 천사는 모든 사람에게 보이지 않을까?

 

민수기 22장에 재미있으면서도 아리송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모압 임금은 이스라엘 군대와 싸우는 게 겁이 났습니다. 그래서 유명한 예언자 발라암을 불러와 이스라엘 군대를 저주하려 합니다. 하지만 발라암은 하느님께서 가기를 원치 않으시자 떠나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하느님께서 원하시니 나귀를 타고 떠납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 다시 마음이 바뀌셔서 발라암을 죽이려 하십니다. 천사가 칼을 들고 나귀가 오는 앞길에서 기다립니다. 그런데 나귀는 천사를 봅니다. 자신과 주인을 보호하기 위해 길에서 벗어납니다. 그러자 발라암은 말을 안 듣는 나귀를 때립니다. 천사가 더 위협해오자 나귀는 벽으로 붙습니다. 그러자 주인은 나귀를 더 심하게 때립니다. 이젠 막다른 골목에 다다릅니다. 피할 길이 없자 나귀는 주저앉습니다. 나귀가 미쳤나보다고 생각하고 나귀를 죽도록 때립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나귀의 입을 열어주십니다. 나귀는 자기가 칼을 든 천사를 보고 피하려고 한 것인데도 왜 죄 없는 자신을 때리냐며 따집니다. 나귀가 하는 말을 듣자 발라암은 그제야 눈이 열려 칼을 들고 자신 앞에 서 있는 천사를 봅니다. 천사는 말합니다.

“너는 어찌하여 너의 나귀를 이렇게 세 번씩이나 때렸느냐? 네가 내 앞에서 나쁜 길을 걷기에, 내가 막으려고 나왔다. 나귀가 나를 보고 세 번이나 내 앞에서 비켜났으니 망정이지, 내 앞에서 비켜나지 않았더라면, 내가 나귀는 살려 주고 너는 이미 죽였을 것이다.”(민수 22,32-33)

발라암의 문제는 무엇이었을까요? 천사를 볼 수 없는 수준까지 떨어져 버린 것입니다. 나귀가 그를 천사를 볼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입니다. 나귀와 대화를 나누고 나서 천사가 보였다는 말은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자신이 어느 세상에 머무는지 보여준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저는 군대에서 귀신을 본다는 청년에게 귀신과 대화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귀신과 대화한다는 말은 자신이 귀신의 세상에 속해있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이나 하느님께서 보내신 천사들과 대화해야 합니다. 그래야 천사를 볼 수 있습니다.

저는 항상 신기했습니다. 당시 성당 성물방에 ‘하.사.시.’가 꽂혀 있었지만, 제가 아는 한 그 책을 뽑아 읽은 사람은 저밖에 없습니다. 왜 저만 그 책에 관심을 가졌을까요? 저는 책을 싫어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천사는 파견되어 파견한 사람과 누군가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주님의 종입니다. 저에게는 그 책을 쓴 마리아 발토르타가 천사입니다. 그 천사를 통해 저는 신학교에 들어와 한 번이라도 그리스도를 만나 뵐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그 이유가 나옵니다. 나타나엘을 보시고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요한 1,47)

예수님은 그에게 하늘과 땅을 오르내리는 천사들을 볼 것을 약속하십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거짓말을 제일 싫어한다는 말을 굳게 믿고 거짓말을 안 하려 했습니다. 신학교에서 착한 거짓말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손 들라고 했을 때 저만 들었습니다. 진실한 말은 나귀의 언어였던 것입니다. 천국에 속해있어야 천국의 존재를 볼 수 있습니다. 말은 자신이 속한 세상을 알려줍니다. 천국은 거짓이 없는 세상입니다. 왜냐하면 거짓의 아버지는 사탄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향해 수많은 천사를 내려보내십니다. 그런데 천사를 보는 사람은 극히 일부입니다. 그 이유는 내가 천상의 언어를 사용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그 언어란 ‘진실’입니다.

베드로 사도가 예수님을 배신하고 다시 예수님을 뵐 수 있기 위해 무엇을 해야 했을까요? 자기 죄를 고백해야 했을 것입니다. 특별히 성모님께 고백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자기를 감싸는 무화과 잎들을 떼어낼 때 불칼을 든 천사를 통과하여 생명 나무에 이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영성이 높아지지 않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우리 안에 거짓이 있기 때문입니다. 나 자신은 저급한 세상에 머물면서 기도로 자신을 높이려고 하는 것입니다. 발은 밧줄로 바위에 꽁꽁 묶어놓고 하늘을 날려는 것과 같습니다.

왜 거짓말하면 천사가 보이지 않을까요? 천사는 천국의 존재인데, 천국에서는 거짓말이란 언어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먼저 내 안에서 거짓이 사라지지 않으면 나를 하늘로 이끌어줄 천사를 만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