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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 빈첸시오 신부님|20220925 오늘의 말씀

松竹/김철이 2022. 9. 25. 10:12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20220925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OJ09EpwVgNc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26주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우리와 너희 사이에는 큰 구렁이 가로놓여 있어,”

 

라자로라는 사람. 복음에 등장하는 라자로라는 이름의 주인공들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친구와 같았던 라자로가 있었고, 부자의 집 앞에 놓여져 있다가 목숨을 잃은 라자로가 있습니다. 한 사람은 소생의 기적을 체험했고, 또 한 사람은 오늘 하늘나라에서 아브라함 할아버지의 품에 안겼습니다. 부자는 세상에서의 모든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었고 라자로는 그에게서 떨어지는 부스라기로라도 배를 채우려 했습니다. 복음 속 이야기는 그 식탁에서 떨어지는 것을 먹는 강아지를 이야기했던 가나안 부인을 떠올리게도 합니다. 그러나 결국 라자로는 목숨을 부지하는데 실패했고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부자도 죽어 묻혔다.”

 

부자도 결국 죽어서 라자로와 같은 길을 걸었습니다. 삶은 전혀 달랐지만 그 마지막은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또 그 끝까지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가 눈을 뜬 곳은 전혀 다른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불타는 고통을 받고 있었고, 그의 눈에는 전혀 다른 곳에 놓인 라자로가 보였습니다.

 

살아있을 때 부자와 라자로 사이에는 재물이라는 벽이 있었습니다. 이것이 둘 사이의 차이였고, 부자는 그 차이를 허물생각도 자신의 것으로 라자로를 살릴 생각도 없었습니다. 그 벽은 부자가 허물 수 있는 가치였습니다. 그러나 부자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하늘나라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의 장애물이 생겨났습니다.

 

우리와 너희 사이에는 큰 구렁이 가로놓여 있어,”

 

아브라함 할아버지는 고통 받는 부자의 요청에 그 청을 들어줄 수 없음을 밝히며 그 이유가 도무지 넘지 못하는 큰 구렁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구렁은 하느님께서 만들어 놓으신 구분의 큰 강입니다. 당연히 부자가 그 건너편을 가지 못하는 것은 스스로 만들어 즐겼던 그 벽 때문입니다. 그러자 부자는 자신은 포기하는 대신 자신의 가족들을 구하려고 합니다.

 

제발 라자로를 제 아버지 집으로 보내 주십시오.”

 

부자는 끝까지 자신의 문제를 드러냅니다. 그는 불길 속에서도 라자로를 자신보다 못한 사람으로 여깁니다. 그를 시켜 가족을 구해달라고 아브라함 할아버지에게 청합니다. 자신이 버린 라자로가 자신을 위해 역할을 하길 바라는 이 부자는 그조차 부탁이 아닌 아브라함을 이용하려 합니다. 이래저래 참 구제불능입니다.

 

우리가 꿈꾸는 천국에 대해 잠시 생각해봅시다. 우리가 생각하는 영원한 생명, 영원한 나라, 천국의 행복은 어떤 것입니까? 혹시 이 세상에서 누리는 부유함과 사람들 위에 사는 삶이 계속되는 것으로 여기는 것은 아닙니까? 금은보화가 넘쳐나고 좋은 음식들로 가득한 곳으로 천국을 꿈꾸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지금 세상의 부자들이 누리는 것의 연장이라면 우리는 동시에 그 나라에 약속된 이들이 주님의 말씀대로라면 우리의 기준과 전혀 상관없는 꼴찌’, 곧 라자로들에게도 주어진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세상에서 부자가 행복한 것은 물질적인 풍요로움과 함께 상대적인 부유함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차이가 없이 모두가 하느님 안에서 살아가는 곳이 천국이라면 어쩌면 그 큰 구렁은 눈에 보이는 차이가 아니라 그들이 결국 극복하지 못한 차별로 세운 스스로의 자존심이나 꼬여버린 편견일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지금 우리가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중요한 것은 그 차이가 아니라 함께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는가의 문제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겁니다.

 

 

0:00 오늘의 복음

2:36 “우리와 너희 사이에는 큰 구렁이 가로놓여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