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하느님의 지혜 - 삼위일체 대축일

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하느님의 지혜 - 삼위일체 대축일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RFjLNFOU1hg

 

 

 

 

 

하느님의 지혜

 

삼위일체의 본질에 대해서는 어제 다루었으니 오늘은 좀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바로 '하느님의 지혜'에 관한 것입니다. 이는 삼위일체의 내적 일치의 핵심적인 부분 가운데 하나입니다. 지혜롭다는 것은 똑똑하다, 혹은 영리하다는 것과 전혀 다른 내적 속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흔히 서울대를 나온 사람은 '똑똑하다, 영리하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기억력이 좋고 시험문제를 잘 이해하는 사람들입니다. 또 그렇게 좋은 머리로 돈도 잘 벌고 사회에서 중요 직분도 차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그들이 지혜로울 것인가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오히려 영리함이 더할수록 지혜로운 삶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그 똑똑하다는 친구가 자신의 부모님에 대한 처리까지도 똑똑하고 영리하게, 즉 세상이 추구하는 바대로 효율적으로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사람들이 바라볼 때에는 잘 돌보는 척을 하다가 어느 정도 관심에서 멀어졌다 싶을 때에는 가차없이 냉혹하게 대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비용적으로 효율적이고 똑똑하고 영리한 일처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사람들의 시선은 신경쓸 줄 알지만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에게서 멀어져 있는 어리석은 이들, 지혜롭지 못한 이들이 됩니다.

 

그래서 지혜롭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입니다. 지혜롭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이치, 즉 하느님의 뜻을 올바로 이해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참된 지혜는 항상 꾸준하고 성실하며 가식과 위선을 배제합니다. 이는 다음과 같이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내면에 똥을 감춘 상자는 그 똥냄새를 없애기 위해서 일시적인 향수를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자신의 내면 깊숙이 감춘 똥을 숨길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그 냄새를 풍기고 다니게 됩니다. 반면 내면에 향기를 지닌 이는 그 향기를 멈출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 향에 이끌리는 이들이 따라오게 됩니다.

 

세상의 영리함은 지혜를 흉내내 보고자 합니다. 그래서 있는 사람들이 마치 가난한 사람을 챙기는 듯이 시늉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그들의 내면에 생생히 존재하는 똥냄새, 즉 탐욕과 이기주의를 지워버릴 수 없습니다. 반면 하느님에 대한 진솔한 사랑을 지닌 이는 그저 일상의 삶을 살아가도 그 향기가 느껴지게 됩니다.

 

진정한 지혜가 어디에 숨어있는지 성경은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그것은 바로 다음의 내용입니다.

"우리는 환난도 자랑으로 여깁니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환난은 인내를 자아내고 인내는 수양을, 수양은 희망을 자아냅니다. 그리고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기 때문입니다." (로마 5,3-5)

 

세상 사람들은 '환난'을 어떻게든 피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사람들은 지혜 속에서 그 환난을 인내로 바꿀 줄 압니다. 왜냐하면 거기에서 덕을 닦는 수양이 이루어지고 그 수양에서 진정한 희망이 태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혜로운 이들은 그 희망이 어떠한 것인지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복잡하게 설명을 했지만 하느님의 사람들에게 이는 지극히 단순한 현실이고 실천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하느님의 자녀들은 그저 하느님을 바라며 세상을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분 안에서 일상을 질서있게 정돈해 나갑니다. 그것이 '십자가'를 지고 살아가는 살입니다. 지혜로운 이들은 십자가의 가치를 알고 있으며 그 뒤에 숨어 있는 영광의 희망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이들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최종적인 승리자가 될 것입니다. 그것이 하느님의 거룩한 지혜이신 성령께서 예수님 안에서 이행하셨던 일이고 또한 그 성령이 우리에게 다가와서 이루게 될 일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아직도 많지만 너희가 지금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분 곧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아멘.

 

 

 

마진우 요셉 신부 블로그

http://semitoon.blogspot.kr/

겸손과 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