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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용 요셉 신부님|2022 04 24/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면 나에게 일어나는 두 가지 변화/ 부활 제2주일

松竹/김철이 2022. 4. 23. 15:10

2022 04 24/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면 나에게 일어나는 두 가지 변화/ 부활 제2주일/ 전삼용 요셉 신부님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2DQBpBcYbwM

 

 

 

 

 

 

 

2022년 다해 부활 제2주일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면 나에게 일어나는 두 가지 변화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첫 번째와 두 번째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내용입니다. 예수님은 첫 번째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이때 토마스 사도는 함께 있지 않았습니다. 뒤늦게 돌아온 토마스에게 나머지 사도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보았다고 말했지만, 자존심이 상해서인지 토마스는 전혀 믿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이 말은 나머지 동료들이 바보이고 그래서 헛것을 보았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심지어 예수님도 한 명의 인간이라고 여기는 것입니다. 그러면 토마스에게 죄의 용서가 없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말합니다.

그리스도께서 되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여러분의 믿음은 덧없고 여러분 자신은 아직도 여러분이 지은 죄 안에 있을 것입니다.”(1코린 15,17)

우리 각자에게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셔야 하는 이유는 그분을 죄 없으신 어린양이요, 하느님으로 믿지 못하면 나에게 죄의 용서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토마스도 두 번째 예수님의 부활을 보고는 상황이 많이 바뀝니다. 토마스는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이라고 고백합니다. 다시 말하면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않았을 때는 예수님은 토마스에게 주님도, 하느님도 아니었던 것입니다.

 

사람은 내가 찌른 사람이 죄가 없음이 판명되었을 때 그 사람 수준만큼 깨끗해집니다. 상대가 죄가 없음이 증명되는 순간이 부활입니다.

영화 언포기버블’(2021)은 경찰관을 살해한 이유로 감옥에서 20년간 복역하고 가석방된 루스라는 여자의 이야기입니다. 루스는 다섯 살인 동생 케이트를 보호해야 했기 때문에 우발적으로 그런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케이트는 단란한 가정에 입양되고 피아니스트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때의 트라우마 때문인지 케이트는 언니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지 못했고 만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케이티의 양부모는 20년간 루스로부터 편지를 받았지만, 케이티를 위해 편지를 전해주지 않았습니다.

루스는 차이나타운의 허름하고 낡은 집에서 생활하며 생선 공장과 목공 일을 병행합니다. 그러나 케이티를 만나고 싶은 마음에 자기 이전 집에 사는 변호사를 찾아갑니다. 접근금지 명령을 넘어서 동생을 만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우선 변호사는 케이티의 양부모를 만나게 해 줍니다. 그러나 양부모는 케이티에게 관심을 끊을 것을 요구하고 그들이 편지를 다 감추었다는 것을 안 루스는 분노를 참지 못합니다. 그렇게 변호사도 더는 도와줄 수 없다고 말합니다.

루스는 공장에서 사람들에게 집단 구타당합니다. 거기서도 경찰관 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루스를 좋아하던 남자도 루스가 경찰관을 살해한 사람임을 알고 등을 돌립니다. 루스에게 살해당한 보안관의 두 아들은 루스에게 어떻게 복수할 것인가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그러려 하지 않았지만, 루스가 사회에 적응을 잘해 나가자 열을 받은 것입니다.

케이티의 양부모의 딸인 에밀리는 부모가 하는 말을 엿듣고 루스가 보낸 편지를 찾아냅니다. 그리고 루스를 만나 케이티가 피아노 연주하는 곳을 알려줍니다. 하지만 죽은 보안관의 두 아들은 에밀리를 케이티로 착각하고 그녀를 납치합니다. 한편 동생을 만나도 되는지 허락받기 위해 변호사의 집에 찾은 루스는 변호사의 아내로부터 문전박대당합니다. 그러자 루스가 말합니다. 그때 케이티는 다섯 살이었다고. 다섯 살이 무엇을 알았겠느냐고. 루스는 동생을 위해 대신 감옥에 가는 것을 선택했던 것입니다.

에밀리를 유괴했던 스티브는 루스를 자신이 있는 곳으로 부릅니다. 자신이 보는 앞에서 동생을 죽이려는 것입니다. 루스는 그곳으로 가고 스티브의 아버지는 좋은 사람이었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방을 내어주어 그곳에서 살게 하려고 뒷문을 따고 들어오던 것이었는데 케이티가 말릴 틈도 없이 방아쇠를 당겨버린 것입니다. 이에 스티브도 후회하고 총을 내려놓습니다. 나중에 케이티는 아무 말 없이 언니 루스를 안아줍니다.

루스가 출소하여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기 전까지 루스를 보던 이들은 모두가 그녀를 용서 못할 죄인으로 여겼습니다. 그들이 그렇게 나뿐인 사람으로 만들지 않으려면 루스는 자신이 아무런 죄가 없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무도 믿어줄 만한 사람이 없습니다. 만약 그렇게 죽임을 당했다면 그것으로 끝이었을 것입니다. 그녀를 용서하지 못하던 수많은 사람의 죄를 밝혀줄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됩니다.

다행히 영화에서는 그녀의 진심이 통했습니다. 그래서 믿는 사람들이 생겨났습니다. 그렇게 그녀를 죄인 취급했던 이들이 뉘우쳤습니다. 케이티도 사실은 자신이 저지른 일을 기억하고 있었을 수 있습니다. 케이티도 어쩌면 언니가 살아있으면 자신이 죄인이 된다는 것을 알아서 언니가 출소하지 않기를 바랐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앞에서는 우리가 변명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부활은 한계가 있습니다. 부모를 찌른 이가 부모의 죄 없음을 깨달으면 부모처럼 되려고 합니다. 인간을 찔러서는 인간밖에 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게 된다면 그분 죽음이 내 믿음이 없는 탓이었음을 깨닫고 그리스도처럼 될 수 있음을 믿게 됩니다. 토마스가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지 않았던 이유는 자신이 그분처럼 될 수 있음을 믿으려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세계3대 테너로 불리던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 루치아노 파바로티 이들 중 도밍고와 호세 카레라스는 유명한 앙숙 관계였습니다.

1984년 당시 카탈로니아 지역은 스페인을 다스렸던 마드리드 지역으로부터 자치권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이 한창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마드리드 출신의 도밍고와 카탈로니아 출신의 카레라스 역시 적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세계를 순회하는 공연을 하면서 서로 같은 무대에 서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만 공연했을 정도로 사이가 나빴습니다.

클래식 음악계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아티스트로 선정된 사람입니다. 레코딩 역사가 시작된 이래 천만 장이 넘는 클래식 음반은 단 두 장 밖에 없는데 카레라스가 바로 그 두 장의 주인공입니다.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음악인이라고 칭송받는 그가 그의 명성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나이 41세로 백혈병으로 쓰러지게 됩니다. 당시에는 백혈병 치료 기술이 발전하지 않은 상황이었고, 카레라스는 매달 골수이식과 수혈 등 고통스러운 치료를 위해 미국을 방문해야만 했습니다. 생존 확률은 10%였습니다. 막대한 치료비로 인해 재정이 곤란해진 그는 더 이상 치료받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경제력이 한계에 다다른 그때 그는 마드리드에 백혈병 환자만을 위한 재단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에르모사(Hermasa)라는 재단의 도움으로 카레라스는 치료를 다시 시작했고 마침내 재기에 성공합니다.

감사의 마음으로 표현하기 위해 재단에 가입하려던 카레라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자신을 도와준 재단의 설립자이자 후원자가 도밍고이며, 애초에 그 재단을 설립한 목적이 카레라스를 돕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도밍고는 도움을 받는 카레라스의 자존심을 다치지 않게 하려고 익명으로 재단을 운영해왔던 것입니다.

카레라스는 크게 감동하여 도밍고의 공연장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관객이 보는 앞에서 무릎을 꿇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그 모습을 본 도밍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카레라스를 꼭 껴안았습니다.

이제 그의 삶은 자신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기적같이 새 생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는 전 재산을 팔아 바르셀로나에 호세 카레라스 백혈병 재단을 세웠습니다. 그의 공연 수익금은 모두 이곳으로 보내어졌습니다. 그는 고백합니다.

때로는 질병도 은혜가 될 때가 있다. 나는 백혈병과의 싸움을 통해서 나보다 남을 아는 사람이 되었다. 이제 나는 단순히 노래만 부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증거하고,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 소망을 주는 인생을 살기를 원한다.”

호세 카레라스는 도밍고처럼 살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도밍고처럼 될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그 모습 자체로 우리가 죄인이고 피조물임을 고백하게 만듭니다. 오늘 토마스가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이라고 고백한 것과 같습니다. 내가 하느님을 찔렀다는 죄책감에 그분은 이제 나의 주님이 되고 또 그 부활은 그분을 나의 하느님으로 고백하게 합니다. 하느님을 찌를 수 있는 대등한 존재가 된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처럼 될 수 있음을 믿고 그렇게 닮으려 할 것입니다. 그렇게 토마스는 그리스도처럼 순교하여 온전한 하느님 자녀가 됩니다. 요한은 말합니다.

우리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분께서 나타나시면 우리도 그분처럼 되리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분을 있는 그대로 뵙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1요한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