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호 빈첸시오 신부님|20211230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d1eF16NcZA0
천주교 부산교구 괴정성당 성탄 팔일 축제 제6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모든 이에게 그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오늘은 어제 시메온에 이어 예언자 한나를 만납니다. 역시 죽음을 기다리는 나이에 한나는 평생을 밤낮으로 기도와 단식으로 하느님을 섬겼던 사람입니다. 그녀 역시 그 자리에서 주님을 뵙고 이스라엘의 구원에 대해 증언하게 됩니다.
“모든 이에게 그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예수님의 탄생은 그저 이스라엘 한 사람의 탄생이었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흔하디 흔한 ‘예수’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한 아기를 보고 시메온이나 한나 모두가 이스라엘의 구원을 이야기한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얼마나 믿음이 강하면 자신은 경험하지도 못할 이스라엘의 속량에 대해 본 듯 말하고 기뻐할 수 있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모든 것이 자신이 중심인 세상에서 두 노인이 보여주는 신앙과 기쁨의 모습은 믿기도 헤아리기도 힘든 모습입니다. 하느님을 믿으며 사랑의 중요성을 말하고, 정의와 공정을 말하지만 자신의 시대에 일어나지 않는 상황에 실망하거나 변심하여 오히려 더욱 악하게 변해버리는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는 더욱 놀라운 이들의 모습입니다.
“주님의 법에 따라 모든 일을 마치고 나서, 예수님의 부모는 갈릴래아에 있는 고향 나자렛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한 세대가 지날 동안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 동안 두 노인은 하느님께로 돌아갔을 것이고 세상은 짐작도 못하던 그 탄생처럼 모든 것을 까마득히 잊고 살았을 겁니다. 혹시나 세례자 요한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궁금해하는 이들은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주님의 구원은 계속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모든 것은 아닙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져보아야 알 수 있다는 세상이지만 때로 세상에는 있어도 존재를 느끼지도 못하는 소중한 것들이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세상에 가치라는 것을 얻지 못한 한 사람도 그런 소중한 것 중 하나입니다.
우리가 열두 살의 예수님을 잠시 본 후 서른이 될 때까지 몰랐던 것은 주님이 숨으셨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그분을 볼 여유도 생각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진짜 사람이 되신 하느님이시니 그분의 사랑과 구원은 어떤 의미로 더욱 놀랍기만 합니다.
0:00 오늘의 복음
1:31 "모든 이에게 그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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