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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호 빈첸시오신부님|20211221 오늘의 말씀

松竹/김철이 2021. 12. 21. 08:05

정 호 빈첸시오신부님|20211221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eMD5dcCttbo

 

 

 

 

 

천주교 부산교구 괴정성당 1221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엘리사벳을 찾으신 성모님의 이야기가 담긴 성당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임신한 두 어머니가 마주 서 있는 모습의 상을 보면서 긴 거리를 걸어 자신과 같은 듯 다른 처지의 어머니에게서 서로 의지하는 두 분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아이를 가져볼 수 없는 처지라 어머니가 된 느낌을 알 수가 없어서 더욱 이 두 어머니가 느꼈을 마음이 궁금합니다. 단지 헤아려볼 수 있는 것은 두 어머니 사이에 흐르는 하느님의 뜻에 대한 감사함과 걱정 정도입니다. 세상에 예언자를 보내주신 하느님께 대한 감사는 물론 아이를 낳지 못하던 설움에서 해방시켜 주신 하느님의 자비를 입은 나이 많은 어머니의 기쁨이 느껴지고, 부족한 자신에게서 세상 구원의 뜻을 펼치시려는 하느님의 큰 뜻에 몸을 숙여 받아들인 이 작은 어머니의 작지만 강렬한 기쁨이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말문을 닫아버린 남편을 보며 그의 침묵과 맞바꾼 듯한 이 아이를 지키는 이로서의 걱정이 느껴집니다. 또한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면서 자신의 일생을 이미 마감해버린 듯한 이 어머니의 모습에는 마음 안에 느껴지는 안쓰러움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복음 속에는 이 두 어머니의 기쁨 외에 어떤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방문한 어머니도, 방문을 받은 어머니도, 그리고 그 어머니의 뱃속에 자리한 요한조차 기뻐하는 모습으로 복음은 수놓아집니다.

 

지금 이 복음을 대하는 우리는 몇 번의 성탄을 맞았고, 또 주님의 수난과 부활 사건을 알고 있기에 이 기쁨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불행하다는 생각조차 듭니다. 이 기쁨이 오래가지 않아 세례자 요한은 태어나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 광야로 사라지게 되고, 우리 주님은 마굿간으로 내 몰린 탄생과 이집트의 피신을 거쳐 겨우 고향으로 돌아오게 될 것을 알고 있는 우리입니다.

 

행복하십니다.”

 

그러나 그런 우리의 지식이 이 어머니들의 기쁨을 막아설 필요는 없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용감했던 하느님의 예언자 요한을 둔 어머니의 기쁨과 세상을 구하기 위해 세상에 부딪히고 사랑하고 껴안으며 젊은 날 목숨을 다했던 아들을 둔 어머니의 기쁨이니 지금 이 기쁨을 훗날을 모르는 것으로 돌리지 말고 이 기쁨이 끝내 지켜졌음을 기억하는 것이 오히려 좋을 듯 합니다.

 

 

0:00 오늘의 복음

1:21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