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발표작

비 오는 날의 수채화|저서_인생노름 중에서

松竹/김철이 2021. 7. 10. 01:15

비 오는 날의 수채화

 

                               松竹 김철이  

 

 

갖은 모양의 추억들이

몇 방울 비로 떨어져

대지 위에 초목 같은 모습으로

갖은 영혼 터전 삼아 무수히 쌓여간다.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세상 모든 생명의 모정이 되어

잘 나고 못 난 것 구별 없이

공평하게 내리는 하늘의 큰마음 닮아

 

아무리 작고 미물 같은 존재라 하여도

늘 변치 않는 향기로 남기로 원하신

그 가르침의 물줄기 따라

음계조차 분명치 않을 물의 소나타 악보를 적겠네

 

인간사 모든 진리 놓아야 얻는 법

정녕 놓을 수 있는 법을 배우려

비 오는 날에

내 마음 허공에 묶어 두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