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

松竹/김철이 2020. 12. 5. 11:55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

                                      

                                        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

 

 

예수님은 수많은 '권한' 가운데에서 굳이 이 권한을 제자들에게 주셨을까요? 그건 의심할 필요 없이 '가장 필요한 권한'이기 때문입니다. 이 짧은 복음의 구절 안에서 우리는 많은 묵상을 하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더러운 영들'에 대한 존재입니다.

 

더러운 영이 존재합니다. 물론 '더럽다'는 것은 그 영혼의 외모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영적인 상태에서 기인합니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이 하느님을 바라보듯이 그 정반대에 놓인 존재가 더러운 영이 됩니다. 즉 하느님과 무관하게 사는 사람, 또 하느님의 뜻과 상관 없이 지내는 사람이 바로 더러운 영의 주체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더러운 영은 사람에게 작용합니다. 사람이 지닌 영에 더러운 영이 작용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러운 영은 사람의 영을 더럽히려고 시도를 합니다. 즉 앞서 말한 더러움의 개념처럼 하느님에게서 떼어 놓고 하느님의 뜻과 어긋난 삶을 살도록 종용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사람들을 서서히 영적인 죽음으로 몰아 넣는 것이 더러운 영입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그 더러운 영은 예수님의 권위 앞에, 또 그분이 허락하신 제자들에게 주어진 권한 앞에 수동적입니다. 즉 그들은 분명한 한계성을 지닌다는 것입니다. 더러운 영이 행사하는 일들은 막강해 보이지만 그보다 더 큰 힘이 바로 주님의 힘이라는 분명한 사실이고 그 주님의 힘이 당신의 제자들에게, 즉 사람들에게 주어져 있다는 분명한 사실입니다.

 

지금의 세상은 이 더러운 영들에 의해 상당히 오염되어 있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사람들은 하느님에 대해서 떠올리지 않고 마음이 더욱 냉담하게 변해가고 있습니다. 지금의 코로나 시대는 그것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는 듯이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떠올려야 합니다. 그 권한은 주님을 따르는 이들에게 주어져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로서, 예수님의 제자로서 그 영들의 능력에 굴복하지 말고 끊임없이 하느님을 찾고 그분에게 다가서야 합니다. 더러운 영들을 제어하는 권한은 바로 우리가 하느님을 적극적으로 찾을 수 있는 능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