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발표작

거적(巨賊) 저놈의 꼴상 좀 보소|저서_인생노름 중에서

松竹/김철이 2020. 9. 26. 03:31

거적(巨賊) 저놈의 꼴상 좀 보소

 

                                    松竹 김철이     

 

 

옛말에

이런 속담(俗談) 있었지

똥 누러 갈 때 급해도

뒷일 보고 나면 그만이라고

 

세상 감언이설(甘言利說) 경연장에서

방금 돌아와 신발 끈도 풀지 않은 듯

두 손이 닳도록 비비고 아양 부려

천심마저 속여 돌려 앉혀놓고

합법적 도둑질하는 꼴이

눈 가리고 아옹일세

 

민심이 천심인 걸

어느새 잊으셨는지

백성들 신음(呻吟) 애써 외면하고

팔짱 낀 채 먼 산만 관망이시구려

 

동심(童心)이 들어도 웃을 일

허공을 나는 새가 들어도 웃을 일이지

배고픈 이, 투성인데

멀쩡히 흐르는 강

물꼬는 왜 돌려놓누

 

이보시오. 벗님네요!

그렇게들 산다 하여

공덕비(功德碑) 하나 세워줄 미친놈 없을 테니

한 번뿐인 인생살이

제대로 살다 가시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