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강론 듣기 :https://youtu.be/e1B33_cv864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이신 성 요셉 대축일입니다. 요셉 성인의 이름을 따라 새로운 이름을 지닌 모든 교우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요셉의 모범 안에 머물러 주님이 닮은 세상의 아버지의 모습으로 오늘 하루를 살기를 또한 바라봅니다.
예수님의 양아버지라 불리는 요셉이지만 요셉은 분명 예수님의 아버지였습니다. 그 또한 하느님의 선택이셨으니 그리 불러도 좋을 것입니다. 요셉은 예수님의 탄생에 그저 동의만 하신분은 아닙니다. 천사의 알림에 동의했던 동정녀 마리아의 고귀한 응답이 있었지만 하느님의 뜻을 모르는 사람으로서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사람의 가치를 보여준 것은 요셉이었습니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이신 요셉은 마리아의 복됨 속의 한 가치로 보아도 좋을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분은 온 삶으로 성모님과 아들 예수님을 사랑했고 보호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우리의 시선은 늘 예수님으로부터 시작하고 머물고 끝이 나지만 오늘 복음은 예수님이 태어나시기 전 요셉의 시선에서 진행됩니다.
마리아와 약혼 한 요셉은 마리아와 함께 살게 될 날을 준비하는 중 마리아의 임신을 알게 됩니다. 성령으로 말미암은 잉태였다고 성경은 알려주지만 요셉은 그 사실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그가 나중 천사의 말씀을 듣고 서둘러 아내로 마리아를 맞아 들인 것을 보면 그의 선택은 무지의 상태였음이 분명해보입니다.
마리아의 고백이 있었다고 말할 수도 없는 것은 그것을 묻는 자체로 요셉은 마리아를 고발해야 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는척을 하는 것조차 힘든 상황에 요셉은 고민에 빠집니다. 그의 고민을 잘 담은 표현이 있습니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의로운 사람 요셉은 율법에 어긋나지 않는 사람이었고 그는 이 일을 드러내야만 하는 처지였습니다. 어쩌면 요셉은 일생에 단 한 번 이 법을 어겨보기로 합니다. 마리아를 위해서입니다.그가 아닌 누군가의 생명을 잉태한 사람에게 그가 할 수 있는 일 중 이 일은 가능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자신을 위해서 또 자신의 고을을 위해서라도 이 일을 밝혀야 했습니다. 그것이 의로운 사람의 처신입니다.
하지만 그는 빨간불의 신호등을 건너보려 합니다. 그 길 위에 사연을 모르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을 지키는 것이 그가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함께 품어 고백한 어머니 마리아와 사람의 생명을 자신의 것마냥 지켜낸 아버지 요셉 사이에 하느님이 드러납니다. 그분의 이름은 '임마누엘'이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요셉의 의로움은 이스라엘 백성이 지켜온 의로움이 아니라 하느님의 의로움이었습니다. 그리고 요셉은 천사를 만납니다.
천사를 만난 요셉은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고, 주님의 탄생의 자리를 지켰으며, 가족을 위해 이집트로의 위험한 여행을 감수했습니다. 그는 아버지였고 그는 하느님의 자랑스러운 사람이었습니다.
세상 모든 남편과 아버지의 모범이 된 요셉 성인이십니다. 오늘도 요셉의 인생을 살아가는 세상의 모든 아버지와 남편들을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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