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되어서 주는 만큼 되어서 받고 거기에 더 보태어 받을 것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세상 모든 것이 모두 의미가 있다고 말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어떤 것은 분명 그 이유가 있어서 일어나는 일이 있습니다. 햇살 밝은 방에서 한 낮에 등불을 켜는 일은 그 자체로 쓸모 없는 일일 수도 있으나 한 밤이라면 그 행동은 어떤 의미가 없는 행동일리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을 켜서 아무도 볼 수 없는 곳에 넣어 둔다면 그것은 의도적이거나 아니라면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또 불을 켜 놓고 그 불만 쳐다보는 것 또한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우리가 어둔 곳에서 불을 켜는 이유는 그 불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불이 비추는 빛으로 우리 주변을 밝혀 방향을 잡고 또 해야 할 일을 하려함입니다.
그러므로 누구든 불을 켠 사람은 그 다음 자신이 이 불을 켠 이유를 스스로 설명하기 마련입니다. 곧 그것이 어떤 의도였건 그 의도는 밝혀지기 마련입니다. 그 밝음의 영향을 받는 모든 것이 그 일의 목격자가 됩니다.
우리는 불을 켜든 사람일 수도 또 불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의도로 이 불을 켰다면 그 불이 의미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길 바랍니다. 아니라면 우리는 이 불을 켠 후 두 손으로 끊임 없이 이 불을 가리려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신만을 위해 그랬다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 손 사이로 새어나간 빛이 그런 우리의 모습을 모두에게 보여줄 것임을 미리 짐작하는 하는 정도의 지혜는 가지기를 바랍니다.
또한 우리가 하느님이 켜신 불이라면 우리가 비춰야 할 곳에 집중하고 우리가 누군지는 신경쓰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쓸모'로 주어졌고 그것이 비추는 길과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것임을 생각한다면 그것으로 우리는 기쁨의 크기를 넓혀가게 될 것입니다.
빛은 어둠과 결코 어울리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그 불을 켜려 할 때 내 마음이 어둠이 아니기를 살펴야 하겠습니다. 둘 다를 취함으로써 못난 자신이 하느님과 사람들 앞에 모두 드러난다면 그것은 겸손한 고백도 아무런 소용이 없을테니 말입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의 의미를 되새겨야 할 말씀입니다.
"너희가 되어서 주는 만큼 되어서 받고 거기에 더 보태어 받을 것이다."
우리가 근본을 기억하고 살아간다면 우리의 빛과 우리의 맛이 세상 곳곳에 더 퍼져나가게 될 것입니다. 꼭 그리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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