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2019년 괴정성당 성탄

松竹/김철이 2019. 12. 27. 08:42

2019년 괴정성당 성탄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해마다 맞이하는 성탄. 같은 날에 돌아오는 성탄이지만 그 해마다 성탄은 각각 느낌도 생각도 다르게 다가옵니다.

올해 성탄은 괴정에서 지냅니다. 두 번째 본당 주임생활 가장 긴 시간을 지내고 있는 본당에서 지내는 성탄은 많은 생각과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많은 이들의 수고와 본당 전체의 잔치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 몸도 망가지고 여건도 좋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즐겁게 마무리 되었고 기쁨이 지속됩니다.


본당 청년들이 마굿간과 외부 장식을 준비했고, 성전 안은 눈 내리는 성전을 테마로 트리를 세우고 하늘로부터 내리는 눈을 장식했습니다.


제대 앞에 놓을 구유는 뒷산의 나무가지들을 꺽어다 새집을 만들었습니다. 사람의 자리를 얻지 못한 예수님을 모시기에 본당 이곳저곳에 흩어진 것들로 구유를 만드는 것으로 '누구도 버려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수녀님과 사무실, 그리고 사목회 식구들은 성탄 선물들을 준비했고, 교우들은 성탄 찰고 문제로 옛기억들을 소환하고 주일학교 아이들과 청년들과 레지오 단원들은 전례 곳곳에 성탄의 기쁨을 노래하고 표현했습니다.


복사들로 가득찬 성당. 교우들의 인사소리와 성가 소리로 진행된 전례가 오랜만에 긴 전례를 그리 길지 않은 웃음의 잔치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따뜻한 어묵국과 청년들의 강매에도 웃으며 받아준 교우들이 늦게까지 자리한 이후의 시간도 하루를 꽉 채워 주었습니다.


모두의 성탄. 그렇게 우리가 서로를 위해 자리를 비워주면 다시는 누구도 마굿간에서의 탄생을 겪지 않아도 될 겁니다. 사람에게는 그 사람의 소중함을 지켜줄 자리가 필요합니다.


마굿간에서 시작해 십자가로 마감된 인생. 주님은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사랑임을 그렇게 내내 보여주십니다. 언제인지도 모르는 주님의 성탄. 일년 중 하루를 정해 우리가 보내는 이 날이 지금 별처럼 태어나는 어린 한 생명에게도 이 밤 우리의 축복처럼 따뜻하게 내리기를 빕니다.


모두 태어나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당신의 성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