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발표작

물방울 동글이의 세상 여행기 제16화 사람들은 왜 대자연의 은혜로움을 모르는 걸까!/(동화)아람문학

松竹/김철이 2019. 3. 18. 16:42

물방울 동글이의 세상 여행기

- 제16화 사람들은 왜 대자연의 은혜로움을 모르는 걸까! -

 

                                                                                  김철이



 동글이는 넓고 긴 강둑 주변에서 마냥 아래로만 흘러가는 물 미끄럼을 지치며 모처럼 한가로운 여가를 즐기고 있었어요. 아무런 욕심 없이 마냥 아래로만 흐르는 물의 본모습으로 돌아간 동글이는 속으로 혼자 말로 “세상 모든 생명체가 우리 물처럼 마음을 아래로 내려놓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중얼거리고 있을 때였어요. 저 멀리 강둑 위쪽에서 동글이 또래 물방울들의 힘겨운 아우성이 들려왔어요.  

 

“아이코 힘들어 도무지 이렇게 흘러갈 수가 없네.”

“그래도 넌, 농촌에서 떠내려오는 지푸라기, 빈 농약병 등을 졌으니 무겁진 않지.”

“난, 등에 진 짐이 너무 무거워 등이 휠 지경이야.”
“넌, 어떤 짐을 졌기에 그렇게 힘들어하니?”
“말도 마. 제재공장에서 버린 크고 작은 나무토막들, 페인트 공장에서 사용하다 팽개친 커다란 폐유 통들”
“정말 힘이 들어 물의 나라로 돌아가고 싶어. 임금님의 어명만 아니면 말이야.”
“너희가 아무리 힘들다 해도 내게 비하면 약과인걸.”

“넌, 또 어떤 무거운 짐을 지고 가 길래 그렇게 엄청난 엄살을 부리는 거니?”
“엄살? 나더러 엄살을 부린다고 말한 아이 나랑 지고 갈 짐 바꿔 져볼까?”
“우리 얘기는 그런 뜻이 아니라…

우리 등에 진 짐이야 다 마찬가지지 별다른 거 있나 싶어서 그런 거지 뭐
“내 등에 진 짐으로 말하자면 무게나 무겁기로 따질 수가 없어”
“우리 임금님은 하필이면 왜 나더러 이다지도 힘든 짐을 지라고 명하셨는지 몰라”
“얘! 그렇게 투정만 부리지 말고 말이나 해보렴. 우리가 널 도와줄 수도 있지 않겠니?”
“그래 얘기해봐. 우리는 모두 비슷한 모습으로 흘러가야 할 처지이니 충분히 서로를 도울 수 있지”
“글쎄 내 말 좀 들어보렴. 난 말이야. 어느 깊은 산골짜기에서부터 흘러왔는데”
“먼 길을 오다 보니 아주 작은 개골창도 거치고 크고 작은 냇가도 강도 끝도 없을 듯한, 바다도 거치지 않겠니?”
“그야 그렇지”
“끝없이 흘러가야 하는 우리들의 발걸음이 세상 모든 생명체를 위한 게 아니냔 말이야.”

“우리 중에 그걸 모르는 애가 어디 있니?”
“그렇지 우리뿐만 아니라 거의 세상 모든 생명체가 우리들의 존재를 소중히 여기며 고마워하는데”
“유일하게 생각을 지녔고 감정을 지녔다고 뽐내는 사람들만은 우리에게 고마운 마음도 가지지 못하고”
“자기들의 생명수인 우리를 엿 한 가락 바꿔먹을 헌 고무신 한 짝보다 못하게 여기는 것 같아”
“그 건 또 무슨 뚱딴지같은 말이니?”

“세상 모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물을 마시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생명체는 없질 않니?”
“그건 그렇지”
“게다가 동물이든 식물이든 자기들 표현의 방식대로 생명수인 우리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데”
“유독 사람들만은 우리가 하는 일이 당연히 자기들을 위해 해야 하는 거로 착각할 때가 많다는 거지”
“그래서 어쩌자고?”
“이번 기회에 고마움을 모르는 세상 사람들 마음속에 물을 소중하게 여기며 한 방울의 물에도 고마워할 수 있는”
“경각심을 심어주고 언제든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하게 해주자는 거야”

“사람들 마음속에 고마움의 씨앗이 자라게 할 뾰족한 방법이라도 있니?”
“암!~ 있고말고.”
“우리가 모두 한마음이 되어 아래로만 흐르던 우리의 발걸음을 동시에 멈추는 거지”
“아!~ 무슨 뜻인지 알겠다.”
“만약 우리가 그렇게 하면 세상에 미치는 파장이 클 텐데”
“뒤탈은 없을까? 동글이 왕자님이 우리와 함께 물의 나라로 돌아가기 위해 이리 온다고 했는데 야단이나 치지 않으실까?”
“야단은 무슨
세상 모든 물을 다스리는 물의 나라 왕자님이라 그렇지 동글이 왕자님도 우리와 생각이 별반 다르지 않을 거야”

“그래 우리 이번 기회에 물을 소중히 여기지 못하고 고마움도 모르는 사람들을 혼내주자고”
“그래 맞아 거만한 사람들은 한번은 혼이 나야 해. 그래야 물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을 테니까 말이야.”


 물의 나라 수나라 군사들인 크고 작은 물방울들은 세상 갖은 생명체를 갖가지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해 고생했던 자기들의 희생을 몰라주는 사람들의 야속한 마음에 온갖 불평불만을 마구 쏟아내고 있었어요. 수나라 군사들은 물의 존재를 소중하게 여기지 못한 채 물은 자기들이 원하면 언제나 필요한 곳에서 마실 수 있고 사용할 수 있다는 거만함으로 물을 푸대접해온 사람들을 혼내주기로 마음을 모았어요.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자신들의 크고 작은 역할들을 맡아 해내기 위해 마냥 아래로 흐르던 물의 걸음을 잠시 멈추니 세상은 온통 난리가 났어요.


 일 년 삼백육십오일 쉬지 않고 흐르던 계곡의 물이 말라가니 산속 길짐승 날짐승들은 마실 물이 부족해지자 한 방울의 물이라도 먼저 마시려고 생명을 내건 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지기 시작했고 갖가지 이름표를 단 나무와 식물들은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으니 가지가 말라비틀어지고 줄기는 시들어 갔으며 땅속 깊은 물줄기를 항상 머금고 생활하던 뿌리들마저 말라비틀어지기 시작했어요. 수나라 군사들의 발걸음이 멈춘 지 며칠 되지 않아 사람들이 농사짓는 논밭은 물기를 잃어서 사람들은 말라 타들어 가는 농작물을 바라보며 죄다 발만 동동 굴러야 했지요.


 이러한 소동들을 뒤늦게 알게 된 동글이는 수나라 군사들이 발걸음을 멈춘 곳으로 급히 달려와 “무슨 일이 있어도 세상 모든 생명을 은혜로운 마음으로 대해야 하는 우리가 일부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들 때문에 많은 생명에게 돌아가야 할 생명수를 끊어 버린다면 그동안 우리가 갖은 고생 다 하며 일해 온 보람도 날아가 버릴 것이고 많은 생명은 죄다 우리를 원망하며 손가락질해댈 거야. 우리가 용서하는 마음으로 그들을 대한다면 얼마 가지 않아 반드시 그들의 잘못을 뉘우치고 물의 소중함을 깨달을 거야. 우리가 누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받자고 이런 일을 해온 건 아니잖니?” 라는 동글이의 긴 설득 끝에 수나라 군사들도 화난 마음을 은혜로운 마음으로 바꿔 먹고 하나둘 자기의 자리로 돌아가 물의 소중한 본분을 다하였어요. 세상 모든 생명을 품어 안고 젖 물리는 엄마의 은혜로운 마음으로…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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