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수필

달래야 청산 가자/잠시,뒤돌아 보며 제4집 한비문학회

松竹/김철이 2017. 10. 12. 16:55

달래야 청산 가자

 

 요사이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머리를 식히기 위해 TV를 켜노라면 스위치를 넣는 그 순간 나 자신이 마치 정신이상자가 된 느낌이다. 얼마 전 대통령 선거다. 국회의원 선거 다 하여 온통 나라 안이 벌집 쑤셔놓은 듯했을 때도 그랬다. 하나같이 상대편에 선 자들을 있는 헌담 없는 헌담 다 끄집어내 채를 써는 칼로 무를 깎아내리듯 무참히도 벗겨내더니 그도 부족하여 먼 옛날 조상들 해 묶은 허물까지 다 들쑤시고 저승에 고이 잠이 든 고인들 귀따갑게 하는 자들 제게는 부모도 없고 조상도 없이 어느 날 하늘에서 날벼락처럼 뚝! 하고 떨어진 것인지… 인간들이 본디 그렇다고들 하지 좋은 점 유익한 것은 본받아 실행할 줄 모르고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 난다는 옛 속담처럼 황금 배지 달아준 이 누구인지 기억상실증이라도 걸린 것인지 같은 피 같은 얼을 타고 태어난 이들 한 간에서 굶주려 죽어가는 모습 못 본채 외면하고 골프채 하나 달랑 어깨에 메고 무엇이 그리도 당당한 것인지 보라는 듯 비행기 승강기를 오르는 저 당신께 제발 부탁이니 물설고 낯선 타국에 나아가서 있는 추태 없는 추태 다 부리지 말고 내 부모, 내 형제에게 덕이 되는 희망이 눈곱만큼이라 보이는 정치 배워오소…


 눈을 돌리기가 무섭게 한 점 희망도 없이 퇴색되어 가는 일부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숨이 차 허덕이는 모습이 보인다.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늙어지면 못 노나니♪~ 라고 이어지는 노래의 가사를 음미하고 몸소 실천이라도 하려는 것인지 부모 잘 둔 덕에 고생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안 해보고 일이라면 고양이 물 사리듯 하면서도 노는 것이라면, 한 다리 두 다리 곁다리까지 끼어들어 노는데 놀아도 곱게 놀면 어디가 덧나는지 삼강오륜과 충, 효, 예를 중요시하는 백의민족의 후손 되기를 스스로 포기라도 했다는 말인가? 불륜이란 불륜은 다 저지르고 퇴폐 유흥업소라는 업소는 다 찾아다니며 돈을 물쓰듯하더라. 하룻밤 퇴폐 유흥업소에 퍼 붙는, 몇 푼 집어 배고픈 이에게 건네면 고맙다. 고개라도 숙일 것을 쓰다 쓰다 못다 쓰면 화장실 휴지로 대신할망정 주긴 누굴 준단 말고…? 못사는 것 배고픈 것 다 이유가 있질 않으냐며 궤변을 늘어놓을 터 아서라 말아라. 너희에게 혀 굽혀 사정하느니 차라리 모래밭에 혀 박아 이 세상 하직하리 잘살아 보세♪~ 잘살아 보세♩~ 우리도 한번♪~ 잘살아 보세♩~ 라고 목이 쉬어 터지도록 외치던 때가 엊그제 같건만 유명 브랜디가 아니면 고개 돌려 상종도 하지 않고 옷 한 벌 신발 한 켤레를 사도 명품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고 콧방귀만 뀌니 나라가 요 모양 요 꼴이지. 아무리 과학문명이 좋다지만 어른인지 아이인지 구분도 못 하게 돈과 기계의 충복이 되더라. 본디 따뜻했던 감정은 빙판을 이루고 너, 나 할 것 없이 근본조차 알 수 없는 잡귀들 손아귀에서 놀아들 나니 내일의 꿈나무라 일컫는 일부 젊은이들 가야 할 날도 멀었건만 작은 바보상자 명령에 따라 자살사이트라 이름도 거창한 죽음의 길을 떠나더라.


 이 땅이 어지러워 요지경 속이라 할지라도 고운 심성 착하게 살려 나라가 원하고 미래가 원하는 나라의 기둥이 되어 한순간 쉴 틈 없이 배움의 터전 위에 영과 육을 고이 닦는 이들 이 나라 이 땅 위에 우리도 있으니 희망의 꿈 잊지 말라 하더라. 요즈음 세상 대부분 사람은 갖은 명예와 권력을 탐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한편 한 품의 금전이라도 더 많이 가지려고 지나친 욕심과 애착을 버리지 못한 채 본인의 인생 전부를 다 바쳐 전력투구한다. 그렇지만 자기 자신의 안위와 행복은 염두에 두지 않고 이웃을 위해 평생을 헌신적으로 바친 이도 있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았을 텐데 모든 자기감정 다 억제하고 평생을 봉사만 하다 가신 슈바이처 박사의 넋이 현신으로 환생하여 한국의 슈바이처로 온 것인지 어디 내어놓아도 빠지지 않은 용모라 유혹도 많았을 테고
배운 것 그 누구에게 뒤지지 않으니 황금과 명예의 손짓도 수 없었을 텐데 이 모든 것 다 헌신짝 버리듯 눈감아 버리고 오직 못 배워 불쌍한 이 돈 없어 몸 아픈 이들을 위해 어쩌면 좀 더 그들을 편하게 해줄 수 있을까 싶다.

 

 어떡하면 그들을 좀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결혼도 하지 않고 좀 더 힘들고 좀 더 어려운 이들을 찾아다니며 몸이 지치고 아픈 이들에게는 머리로 배운 의술로 험한 세상에 쉽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어 마음이 아픈 이들은 따뜻한 사랑의 손길로 쓰다듬어 주면서도 평생을 남을 위해 살다 생을 마감하는 장례식날 전국에서 구름처럼 몰려든 행려자, 노숙자, 가난뱅이 등 헐벗고 굶주리던 이들 다 애통하고 절통하게 목을 놓아 통곡하니 식장은 울음바다를 이루었다고 한다. 보내는 이 한없이 가슴이 메지만 떠나는 이 편히 쉴 생각에 한마디 대꾸도 없다. 이젠 한국의 슈바이처 그를 믿고 따르던 이들의 거친 손을 그 누가 잡아줄는지 심히 걱정된다. 본래 인간의 본성은 선한지라 선행을 하고자 하는 이 많겠지만, 얼마큼 마음을 비웠는지 선행이 허울 좋은 악행이 되어 세상마저 속이고 한 장의 종이짝 같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갖은 수단 다 동원했기에 한국의 슈바이처를 맞이한 스위스 슈바이처 뭐라 말할는지 궁금하기 그지없다. 진정으로 마음 비워 봉사하다 왔던 길 빈손으로 되돌아간 이가 어찌 이 한 사람뿐이겠는가! 배고픈 노숙자들에게 부모님께 식사를 지어 올리듯 하는 이도 있고 본인도 넉넉지 못한 살림인데 부모 없이 자랐던 한이 가슴에 남아 홀로 사는 노인들 두루 찾아다니며 낳아주고 길러주신 친부모 대하듯 하는 이도 있으며 신이 내려주신 선물인지 사탄이 보내준 처벌인지 모르는 일이지만, 갖은 병고와 사고로 육신과 영혼의 장애를 입은 이들을 위해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덮어 한울타리 안에 살게 해준 이도 많으니 불행 중 다행이라고나 할까! 세상은 아직도 매일 희망의 꽃이 핀다. 그런 이들과는 조금은 차이가 나겠지만, 나 또한, 아무런 욕심 없이 지금껏 살아왔기에 그날그날 주어진 대로 살기로 마음먹은 지 오래이나, 그런 심심산골 달래의 삶에 동참해준 아내에게 때로는 미안한 마음 금할 수 없고 또, 때로는 고마운 마음이 수없이 교차한다. 아무런 사심 없이 바보다운 바보가 되지 않으면 평생을 나와 동행할 수도 나의 희망도 꿈도 없는 삶에 동참할 수 없다. 라는 말 한마디에 자신을 점차 죽여가며 정말 바보 아닌 바보가 되기로 작심이라도 한 것인지 천진난만 어린아이의 모습을 하고 곁에 누워 자는 아내가 새삼 사랑스럽다. 먼 옛날,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세상을 지어내신 신을 믿고 섬겼던 이들처럼 목숨 바쳐 순교는 할 수 없지만, 자기 혼자만의 삶이 아닌 누구를 위해 자신을 포기하는 것이 현대판 순교가 아닌가 싶다. 그 큰 순교자의 삶에 비추어 볼 때 지나친 과찬인지는 모르지만, 내 아내 역시 현대의 작은 순교자, 라 칭하고 싶다. 그러므로 오늘 하루도 이 순간을 우리에게 허락해 주신 신께 감사 경배 드리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