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소묘(掃墓)
松竹 김철이
쥐구멍 같은 공간으로 들여다 본
하늘은 더 높아 간다.
세상 풍상에 곰삭아 절로 피는 저승 꽃인 양
곁눈으로 바라본 나뭇가지마다
나뭇잎이 절로 말라 비틀어진다.
나의 인생 별다름 없으니
저와 같겠지
참아야 할 순간을 참지 못해
오늘 같은 이 순간을 맞이하니
이다음 또 다른 그 순간을 위해
나를 죽여 당신께 드리오니
신이시여!
잔인한 가을날 소묘하는 심정
길이 보존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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