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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의 소묘(掃墓)/時월리에서는 바람도 시를 쓴다 4집 중에서(화숲)

松竹/김철이 2017. 6. 2. 13:24

가을날의 소묘(掃墓)


                               松竹 김철이

 

쥐구멍 같은 공간으로 들여다 본

하늘은 더 높아 간다.

 

세상 풍상에 곰삭아 절로 피는 저승 꽃인 양

곁눈으로 바라본 나뭇가지마다

나뭇잎이 절로 말라 비틀어진다.

 

나의 인생 별다름 없으니

저와 같겠지

참아야 할 순간을 참지 못해

오늘 같은 이 순간을 맞이하니

이다음 또 다른 그 순간을 위해

나를 죽여 당신께 드리오니

 

신이시여!

잔인한 가을날 소묘하는 심정

길이 보존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