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滿月 3
松竹/김철이
물안개 자욱한 강가,
벗도 없이 거니는 걸음
심히 외로워
강물 속 벗을 찾아 멱을 감는다
세상 숱한 사연 적어 내리는 듯
별이 총총한 밤하늘
흰 구름 목에 둘러
겨울 산기슭을 홀로 넘는다
곱게 물든 가을 들녘
눈이 들지 않는데
쓰르라미 울음 서럽고
몇 줄 빛은 시절을 달랜다
극심한 등댓불 성화도 못 본 채
아무리 둘러보아도
사방은 고요가 득세의 자리를 깔고
돌아선 그림자 바다를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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