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동화

물방울 동글이의 세상 여행기 제6화 동글이의 기도

松竹/김철이 2016. 3. 15. 16:38

물방울 동글이의 세상 여행기

  - 제6화 동글이의 기도 -

                                                  김철이

 

 그때였어요. 어디서 날아왔는지 몸이 몹시 불편해 보이는 새 한 마리가 다리를 절룩거렸고 날개에도 큰 상처가 나 있었으며 짧은 시간에 어디서 그렇게 많은 새가 날아들었는지 그 새의 친구들로 여겨지는 한 무리의 새들이 모여들었어요. 무슨 큰일이라도 난 나 싶어 물 위로 올라온 동글이가 물기에 젖은 저수지 둑 위로 올라앉으며 몸이 불편해 보이는 새에게 물었어요.

동글이: “애! 너 어디 아프니…? 어디서 다친 거니?”
청둥오리: “온몸이 쑤시고 결려서 죽을 지경이구먼. 넌 누군데 이렇게 귀찮게 굴어”
동글이: “으응~ 난 동글이인데 행여 내가 도와줄 일이 없겠어?”
휘파람새: “동글이인지 둥글이인지 몰라도 어서 굴러서 네 갈 길이나 가봐”
도요새: “우린 지금 너하고 노닥거릴 시간이 없어”
동글이: “왜?”
왜가리: “왜긴 왜야! 넌 눈이 없니!”
물닭: “그 쪼그만 게 데게 귀찮게 구네! 내 날카로운 부리로 쪼아버리기 전에 저리 못 가!”
백로: “좋은 말로 할 때 멀리 떨어져”
재두루미: “우린 지금 친구가 사람들이 쳐놓은 그물에 걸려”
황조롱이: “큰 상처를 입어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거든 해서 우리 모두 신경이 곤두서있어.”
동글이: “사람들이 그물은 왜 쳐놓았던 건데?”
콩새: “너 지금 누굴 약 올리려 작정했어!”
넓적부리: “알면서 묻는 거야 모르고 묻는 거야!”
동글이: “아냐 정말 몰라서 묻는 거니 어떻게 된 영문인지 가르쳐 줘”
안락오리: “사람들이 우리 같은 새들을 잡으려고 그물을 쳐놓은 거야”
쇠오리: “그리고 그 그물에 제가 재수 없게 걸려든 것이고”
댕기물떼새: “우리는 그 소식을 전해 듣고 이렇게 급히 날아온 거야”
동글이: “사람들은 참 나쁘다. 자기네들에게 해를 끼치지도 않는데 왜 틈만 나면 대자연의 아들과 딸들인 너희를 못 잡아먹어 그렇게들 안달인지 모르겠구나! 쯧쯧 불쌍해라”
비오리: “어디 그뿐인 줄 알아 나와 꼭 같이 닮은 내 친구들은 이미 오래전 무잡히 사람들 손에 모두 별종 되고 이젠 이 땅에 비오리는 나 혼자밖에 남지 않았어.”
딱따구리: “사람들은 왜 그럴까”
참새: “말도 하지 마! 우리 참새들은 어떻고 너희 철새들이야 잠시 머물다 다른 곳으로 떠나면 그만이지만, 우리 텃새들이야 달아나 봐야 앉은뱅이 꽁꽁 이니 원, 우리 참새들도 사람들이 총으로 마구 쏘아 잡는 통에 하마터면 비오리들처럼 별종 위기로 치 닳을 뻔했었지!”
울새: “엉엉 이젠 우린 어디로 가서 살아야 할까”
딱따구리: “우리가 세상 어딜 가나 마찬가지 아니겠어.”
뻐꾸기: “사람들은 자기네가 세상 물정을 제일 많이 안다고 착각하는데”
흰뺨기러기: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걸 모르고 있을 거야”
휘파람새: “세상 생명체 중에 가장 힘이 세고 지혜롭다 해도”
쇠물닭: “대자연과 더불어 살아야지 대자연을 모른 채 외면하곤….” 
청둥오리: “세상 어떤 생명체도 살아갈 수 없다는 걸 몰라”
백로: “그걸 모르니 얼마나 불행한 것이야.”
왜가리: “세상 사람들이 그 뚜렷한 세상 원리를 깨닫는데”
도요새: “얼마나 오랜 세월이 흘러가야 할지
울새: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절로 나 훌쩍!”
동글이: “너희 마음이야 충분히 이해하고 남지만 너무 큰 실망은 하지 마! 세상에는 너희처럼 착하고 아름다운 마음씨를 지닌 대자연의 아들과 딸들이 세상 이곳저곳에 많으니까 이 땅은 아직 희망이 있질 않니”
쇠오리: “그 희망을 믿어도 될까….
동글이: “그럼, 누구나 마음 편히 살 수 있고 세상 어디에서나 다툼없이 평화를 지킬 수 있기를 원하는 마음이 둥근 생명체들의 소망이 꼭 이루어질 날이 올 거야 우리 다 함께 그 평화의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마음 모아 기도하자”

 

 천둥벌거숭이처럼 대자연의 슬하에서 산과 들에 늘려있는 먹이들만 쪼아 먹으며 다른 생명체들과 다투지 않고 다른 생명체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주어진 몫에 감사하며 아무런 계산 없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새들과 마음을 모으기로 한 동글이는 마음속으로 동글이의 아빠시자 물의 나라 임금님께 하루빨리 가엾은 새들에게 맑고 깨끗한 물을 흘려보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어요.

 

울새: “기도야 하겠지만 그런 날이 언제나 올까 훌쩍!~”
참새: “넌 울지 않고 말하면 안 되니 말끝마다 울어 히히히”
딱따구리: “그러니 울새지 별달라 울새겠니 낄낄낄”
동글이: “그래 그렇게 웃으니 좋잖아. 나쁜 일이 생길 때마다 더 많이 웃어야 해. 사람들이 지어낸 옛 속담 중에 소문 만복 내라는 속담이 있는데 웃음은 하늘이 우리 인간에게만 내려준 귀중한 최고의 선물이다. 라는 뜻을 지닌 말이거든 그렇지만 이 속담이 사람들에게만 해당한다곤 생각하지 않아 사람들이 소리 내 웃을 수 있듯 세상 어떤 생명체들도 제 나름대로 소리와 모습으로 웃을 수 있어 그러니까 너희도 너희의 웃음으로 많이들 웃어 웃음이 나오지 않아도 억지로 웃다 보면 어떤 나쁜 처지에서도 웃을 수 있을 테고 또 그러다 보면 더 좋은 일 더 기쁜 일이 절로 생길 거야”
울새: “정말 그럴까?”
동글이: “암~ 그렇고 말고 하하하”
참새: “그렇다 하지 않니 그러니 너도 그만 울고 앞으론 좀 웃으며 다녀봐라. 후후후”
산까치: “아이고! 참새야 너도 참 그렇다. 울새 쟤에게 바랄 걸 바라야지 쟤가 괜히 울새겠어. 밤낮 울고 다니니 울새이지. 캭 캭 캭.”
울새: “너희 자꾸 날 놀릴래. 그럼 난 또 울어버린다.”
참새: “울어 안 말릴 테니 실컷 울어 짹짹”
동글이: “하하하 보기 좋구나! 다들 그렇게 웃으니 말이야 그러면 반드시 너희가 기다리는 그 날이 찾아올 테고 나도 내 고향 물의 나라로 돌아가면 물의 나라 수나라 임금님과 내 형제들에게 너희 얘길 꼭 전할게”

 몸과 마음에 쉽게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입어 가슴이 아파 미어질 듯하여도 그 처지를 잠시 잊고 억지로 웃어 보이는 텃새와 철새들의 모습이 눈앞을 아롱거려 걸음이 제자리걸음이었으나 새들이 처해있는 입장을 누구에겐가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더 많은 생명체를 만나기 위해 또 다른 여행지를 찾아 걸음을 옮겼어요.


 몸과 마음의 아픈 상처를 입은 채 생명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버림을 받은 것처럼 외롭고 무서워하는 새들의 안쓰러운 사정을 물의 나라 임금님께 아뢰어 새들이 세상 뭇사람들로부터 입었던 몸과 마음의 상처를 말끔히 씻어주겠다는 약속은 굳게 했지만, 마음을 그다지 가볍지가 못했어요. 동글이가 수나라로 돌아가 임금님께 새들이 처해있는 위급한 상황을 죄다 말씀드리고 옥수처럼 맑고 깨끗한 수나라 물방울 형제들과 새들을 구하러 올 때까지 새들이 무사히 버터 줘야 할 텐데 하는 걱정과 동글이가 세상 구경을 다 하고 물의 나라로 돌아가려면 숱한 시간이 걸릴 테고 그때까지 사람들이 새들을 조용히 살아갈 수 있도록 가만히 둬야 할 텐데 하는 걱정 근심들로 머릿속이 온통 뒤범벅되어 걸음이 천근만근이었어요. 동글이는 다음 여행지를 향하면서 줄곧 기도했어요. 동글이가 물의 나라 수나라 형제들과 새들을 다시 찾아갈 때까지 무사히 지켜달라고 말이에요.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