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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천 시민공원 화장실, 장애인은 접근 금지?

松竹/김철이 2015. 9. 18. 14:06

온천천 시민공원 화장실, 장애인은 접근 금지?

 

입력 : 2015-09-16 [23:03:39] | 수정 : 2015-09-16 [23:09:24] | 게재 : 2015-09-17 (9면)

▲ 장애인이 가기 위해서는 200여m 떨어진 경사로를 이용해야 하는 백일홍 화장실(빨간 동그라미 안) 모습. 이혜미 기자 fact@

 

많은 시민이 찾는 부산 온천천 시민공원에 장애인 화장실이 크게 부족해 온천천 시민공원이 장애인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4일 오후 2시 평일임에도 많은 시민이 온천천 시민공원을 걷고 있었다. 동래구와 연제구 경계인 온천천의 양쪽으로 조성된 온천천 시민공원은 산책로와 운동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12곳 중 장애인용은 고작 3곳
그나마 경사로 200m나 떨어져
휠체어 들어갈 공간도 협소해

 
거제동 한양아파트에서 수영하수처리장까지 2.6㎞ 구간 중 한쪽은 연제구가, 반대편은 동래구가 관할한다. 

연제구와 동래구 관할 각각 6곳, 모두 12곳의 공중화장실이 이 공원 구간에 설치돼 있다. 연제구 쪽에는 세병교 옆 '백일홍' 화장실에만 장애인 전용칸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휠체어 장애인이 이 화장실을 이용하는 건 쉽지 않다. 화장실 정면에서는 장애인 이동 편의를 위한 경사로가 없다. 20여개의 계단만 눈에 들어왔다. 계단을 이용할 수 없는 장애인들은 200여m 떨어진 경사로까지 가서 화장실 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경사로를 이용해 화장실까지 가는 데, 걸어서도 8분 가량이 걸렸다. 

장애인 화장실은 더 실망스러웠다. 장애인 전용칸은 한 칸 뿐이고, 남녀가 함께 이용하고 있었다. 잠금장치는 떨어져 나갔고, 유리문은 파손돼 주먹만한 구멍이 나 있었다.

동래구 쪽 공원 구간에서도 장애인을 위한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공중화장실 6곳 중 장애인 전용칸이 있는 곳은 2곳에 불과했다. 

안락중학교 인근 '칸나' 화장실에는 장애인 전용칸이 있었지만 휠체어를 타고 화장실로 가기에는 힘들다. 화장실 진입로의 경사가 너무 가파르다. 

화장실의 장애인 전용칸 입구 폭은 80㎝ 정도로 수동 휠체어는 들어갈 수 있지만, 최근 장애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대형 전동휠체어는 들어갈 수 없었다. 

화장실 내 공간도 턱없이 부족했다. 현행 '장애인 편의증진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장애인 화장실은 가로 1.4m, 세로 1.8m의 바닥 공간을 확보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이곳 장애인 화장실의 바닥 공간은 가로 1m, 세로 1m 정도에 불과, 휠체어가 들어가면 문이 닫히지 않을 정도로 좁았다. 

장애인 박 모(28·여) 씨는 "왕복 5㎞가 넘는 구간에 장애인 화장실은 3곳밖에 없고, 그마저도 이용 편의가 전혀 고려 안 돼 무용지물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연제구 박재식 구의원은 최근 구의회 임시회에서 "온천천 시민공원에 장애인 전용 화장실을 확충해야 한다"고주장했다.동래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도 장애인 화장실 확충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부산장애인이동권연대 박태길 대표는 "장애인 화장실 문제는 지자체의 의지에 달려 있다. 기존 화장실 시설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대성·이혜미 기자 nmaker@busan.com

 

 

출처 :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