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신앙시

제안에 또 다른 저를 알게 하소서

松竹/김철이 2014. 7. 3. 13:31

    제안에 또 다른 저를 알게 하소서 - 김철이/비안네 - 제 눈에 보이지 않아도 제 귀에 들리지 않아도 제안에 먹물 빛 검은 그림자처럼 도사리고 있는 또 다른 저를 알게 하소서. 때로는 순한 양처럼, 때로는 악한 뱀처럼, 세 치 혀를 마구 놀려 당신 성심을 아프게 하는 종이쪽처럼 얇디얇은 제 양심을 돌이켜 보게 하소서. 한때에는 무쇠도 녹여내리는 용광로 불꽃처럼 불타오르다 또 한때에는 삼복더위도 삼켜버릴 듯한 차디찬 냉혈동물로 돌아서는 제 비열한 영혼을 돌아다 보게 하소서. 말로는 헐벗고 굶주리는 이의 곁으로 향하건만 행위는 부귀와 영화를 찾아 사막을 찾아 헤매는 제 야비한 육신을 돌아다 보게 하소서. 거룩하신 임의 성심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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