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두레박

[춘천] 내 교회를 세우리라

松竹/김철이 2011. 8. 20. 11:26

[춘천] 내 교회를 세우리라/연중 제21주일(배광하 신부)

 

천국의 열쇠
교회의 수위권을 받은 사도 베드로를 생각해 봅니다. 덜렁대고 호언장담하며 나약하기 짝이 없었던 베드로가 천국의 수문장으로 열쇠를 가지고 있었기 망정이지, 사도 바오로가 가졌더라면 어땠을까. 다혈질이고 저돌적이며 굽힐줄 모르는 강인함과 급한 성격의 소유자였던 바오로에게 천국의 열쇠가 주어졌더라면 우리에겐 그만큼 천국 입성이 까다로워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또한 인간의 나약함을 누구보다 잘 아셨던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의 배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 다른 생각도 해봅니다. 천국에 담이 있고 커다란 대문이 있어 열쇠가 필요한 곳이라면, 과연 그곳이 천국이겠습니까? 천국은 모든 이에게 열려 있습니다. 천국은 못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안 들어 가는 것이고, 인간의 교만이 그를 거부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처럼 천국은 어린이와 같이 순수한 마음을 가진 이들에게 열려 있는 곳입니다. 때문에 오늘 예수님께서는 연약한 베드로에게 쉽게 그 끈을 매고 풀 수 있는 권한을 주신 것입니다. 우리 마음 또한 그렇게 열려 있어야 함을 가르치신 것입니다,

반석위의 교회
서울교구 사제들과 함께 했던 지난 3개월의 <중견사제 연수>는 은총의 시간이었습니다. 교회의 신학과 영성, 성경의 참된 진리와 깨우침, 인간심리의 이해 등을 잠시 쉼의 기회를 통하여 살펴본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성령의 역사하심은 얼마나 역동적이고 뜨거운지를 깨달은 섬광 같은 나날이었습니다. 연수 후 주어진 소중한 안식년의 목표는 더 많은 곳에서 더 많은 것을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해외 여행을 가신다면 캐나다 동부에 가십시오. 여러 한인신자 공동체의 신앙대회 특강을 통하여 주님의 역사하심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교우들이 뜨겁게 사는지, 신앙과 말씀을 목말라 하는지를, 이를 통해 교회가 반석 위에 세워져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때문에 예수님 가르침대로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으니 주인님께 일꾼을 보내
주십사고 청해야(마태 9,37) 할 것이고, 나 자신이 또한 그 일꾼이 되어야 합니다.

가장 위대한 교황으로 평가받는 요한 23세(1958-1963 재위)는 이렇게 가르칩니다. “전통적인 것에 안주하지 말고 계속 움직이고 새로운 만남을 시도하고, 이 시대의 정당한 요구를 언제든지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합니다.그래야만 복음이 세상에 선포되고 인식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