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소식

성경 속 상징/14-섬

松竹/김철이 2011. 4. 21. 08:37

복음을 심는 비옥한 땅의 이미지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얼마 전 한 유명 가수가 뉴욕 타임즈에 독도 광고를 내서 큰 화제가 됐다. 한국과 일본 사이 바다는 동해이며, 동해에 있는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내용이었다. 일본은 중학교 학습 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를 일본의 영토라고 명기해 한동안 잠잠했던 독도 영유권 논란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
 섬하면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고독과 격리의 장소로 생각한다. 동시에 섬은 바다 한가운데에서 안전한 피난처라는 이미지도 갖고 있다.
 섬은 지리적으로 볼 때 육지와 떨어진 외딴 곳이며 반드시 육지나 이웃 섬에 가기 위해서는 배와 같은 교통 수단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섬의 자연환경에 적응해 살아가는 현실적 생활 방식 또는 생존 형태가 독특하게 형성된다.
 또한 다른 문화가 섬에 들어오면 대부분 그 섬의 사정에 맞게 새로운 모습으로 변한다. 그래서 섬의 문화에는 폐쇄성과 독자성이 드러난다.
 성경에 언급되는 섬이 몇 개 되지 않는 것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해양적인 사람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이스라엘에서 지중해 연안과 섬들에 대한 지식은 소문에 의한 것들 뿐이었다.
 구약성경에서 섬에 관한 언급은 주로 이사야서에 나타난다. 이사야 예언자에게 섬은 미지의 나라와 같은 이미지이다. 하느님께서는 각 나라에 흩어진 그의 백성들을 모으실 때 섬들에 있는 백성들도 부르실 것이다.
 "그날에 이러한 일이 일어나리라. 주님께서 당신 손을 두 번째로 다시 드시리니 아시리아와 이집트 파트로스와 에티오피아와 엘람 신아르와 하맛과 바다 섬들에 생존해 있는 당신 백성의 남은 자들을 속량하시려는 것이다"(이사 11,11).
 또한 의인화된 섬은 하느님의 능력에 마치 사람처럼 반응한다. "섬들이 보고 두려워하며 땅 끝들이 무서워 떤다. 그들이 다가온다, 그들이 모여 온다"(이사 41,5).
 섬이라 할지라도 하느님 영광을 선포하는 예언자들에 의해 하느님 구원 역사에 포함될 것이다. "나는 그들 가운데에 표징을 세우고 그들 가운데 살아남은 자들을 타르시스와 풋, 활 잘 쏘는 루드 투발과 야완 등 뭇 민족들에게 보내고 나에 대하여 아무것도 듣지 못하고 내 영광을 본 적도 없는 먼 섬들에 보내리니 그들은 민족들에게 나의 영광을 알리리라"(이사 66,19).
 이사야 예언자에게 섬은 지구의 끝이다. 섬들은 여전히 하느님의 주권 아래 있지만 세상의 경계를 가르킨다.
 신약성경에서 특별히 사도 바오로가 로마로 가는 길에 난파됐을 때 중요한 역할을 한 카우다(사도 27,16)와 몰타 섬(사도 28,1)이 등장한다. 몰타 섬은 죽음의 바다에서 구원된 섬이요, 새 생명의 복음을 위한 현장이 된다. 주님의 복음이 예루살렘에서 멀리 있던 섬에서 로마에까지 선포됐다. 크레타 섬에도 교회가 성공적으로 설립된 것을 볼 수 있다(티토 1,5).
 초대교회의 선교를 통해 섬들을 향한 하느님의 선포 즉 이사야의 예언은 실현됐다. 따라서 섬은 성경에서 복음을 심는 비옥한 땅의 이미지가 됐다. 섬이 고난과 관련된 경우가 있는데 전승에 의하면 요한이 귀양갔던 파트모스 섬이다. 이 섬에는 아직도 요한의 발자취가 가득하다.

▲ 요한 사도가 귀양생활을 했던 파트모스 섬의 전경

 

 

출처 : 평화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