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 松竹 /김철이 -
임 잃은 이의 혼으로 피는 꽃이련가…
밤은 아직도 검게 자는데
뽀얀 실크 목도리 길게 늘어뜨려 사방을 휘감는
그 이름은 계획되지 않은 하루의 창을 연다
짙은 그리움으로 다가서는 애상처럼
바람은 쉴 새 없이 가슴을 파고드는데
기다리는 이 없는 허공은
그 이름의 그림자 실체를 따라 피어오른다
이제 죽어 살아날 수 없을지라도
소망했던 소박한 꿈이 살아 숨쉬기에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삶 속에 소리도 없이 그려나갈
그 이름에 대한 희망은 냄새 한 점 없이 돋아난다
볼 수 있는 눈은 있어도
느낄 수 있는 감정은 없지만
비장한 결심이 푸른 결실로 피어나
그 이름과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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