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빛 물결 ♧ 松竹 /김철이 한 줄기 빛이 내려와 물 위에 거닐다 낯선 세상이라 힘겨워 혼자 말로 주절거린다. 홀로 나온 나들이 외로운 탓인지 수초 몇 포기 벗을 삼아 흐르는 물살에 곡조 없는 노래를 부른다. 허기진 배라도 채우련가… 물새 떼 틈바구니 몰래 숨어들더니 작은 바람에도 사각거리는 갈대잎을 잡고 눈 못 감고 죽은 영혼을 달랜다. 나그네 신세가 서러워 우는 철새들 기구한 사연 듣다가 은빛 나는 물살 위에 기록에도 없는 물의 역사 새겨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