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라는 이유로
松竹/김철이
험한 인생길 걷다 보면
천하를 다 잃은 슬픔이
사나이 털이 난 가슴을 헤집어 놓아도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사모하는 이
몇 십 년 동고동락하다 품을 떠나도
이룰 수 없을 미래를 기약하며
한 주먹 눈물을 훔친다.
살점 같은 세월이 덧없이 흐르고
영혼 같은 시간이 도망치듯 달아나도
외눈 하나 까딱 않고
얼마 남지 않은 세월 추스려 마음에 담는다.
하늘이 맺어주신 천륜을 잃어도
무덤위 진흙이 마르기 전
부질없는 일 슬픈 심정 해작질 하며
몸에 걸친 소복의 끈을 흩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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