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소망

松竹/김철이 2010. 5. 2. 01:51

♤ 소망 ♤ - 松竹 / 김철이 - 막 하루를 마감할 시간쯤 고운 빛깔로 피어나 하룻밤 하얗게 지새울 밤메꽃 작은 꽃잎에 수 십 년 해묶은 소망을 심어 하룻밤 고이 잠재운다 가장 먼저 새 세상을 감상이라도 하려는 듯 잉크빛 꽃물 한껏 머금은 채 하루의 창을 열어 세상에 바치는 나팔꽃처럼 어젯밤 고이 잠재운 해 묵힌 소망을 나팔꽃 여린 꽃잎에 새겨 하늘로 빌어 올린다 이 날의 한을 풀려 반평생 세상 그늘진 곳 즐겨 살았고 이 순간 원을 풀려 반 백발 혼에 심어 길러오던 반 백 년 소원을 머리 풀어 하늘로 치솟는 새벽 안개 넋에 실어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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