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 松竹/김철이 -
가슴 시린 그리움도 말끔히 잊었는가…
먹물빛 어둠 속에 아무도 몰래 숨겨놓은
쉼 없이 달려드는 물의 역사를
먼 눈길로 바라다본다
언제나 보아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철 없이 가슴을 파고드는 파도를 품어
상처입어 시퍼렇게 멍이 든 슬픔을
한없는 모정으로 달래어 준다
철 따라 찾아오는 철새들 요람이라
해 뜨면 해 따라 달 뜨면 달따라 날아들어
분별없는 생과 사를 이어가지만,
한 마디 투정도 않고 주어진 의무를 다한다
오고 가는 숱한 사연은 뱃고동을 타고
점차 잊혀져 갈 외로운 삶은
날로 발전해 갈 미래를 향해 숨차게 달리는데
이 순간도 하루를 해맑게 토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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