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들
- 松竹 / 김철이 -
지어내시고 생명주신 이에게 충성하고파
찾는 이 거의 없지만
긴 창 높이 세워 한 시절 지키다
이름없는 꽃으로 쉬 시들어가는
가엾은 솜털
비록 초라하지만,
꽃으로 피고 싶어
화려하지도 어여쁘지도 않은
원기둥 외떡잎 대열도 알맞게 피다마는
초라한 솜꽃
어긋난 인연인가,
잎새도 어긋나게
온 유월 작은 물줄기 생명수 삼아
의지도 강하게
하늘 향해 기상 높이 세워가는
조용한 생명
세상이 좋고 벗이 좋아
여러 해 살다 가려 했건만은
찾아주는 이 없고 알아주는 이 없으니,
이름 모를 물 위에 생명을 지워가는
겸손한 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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