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우리 주변에서 “갱년기”라는 단어는 낯설지 않은 것이 되었다. 이유 없는 짜증과 원인을 알 수 없는 신체 변화가 일어날 때 많은 사람들은 “ 갱년기 말기 증상 아니야?”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곤 한다.
그렇다면 당신은 갱년기 증상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는가?
사실 여성의 갱년기는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본인의 대처와 주변의 반응 또한 빠른 편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갱년기는 여성에게만 있는 여성 질환으로 인식하고 있다. 갱년기 증상은 나이가 들면서 호르몬의 감소로 인하여 발생되므로 남성 또한 연령 증가에 따라 갱년기는 찾아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남성의 갱년기는 여성보다 좀 더 빠르고 경미하게 나타난다. 남성은 4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이 되면서 남성 호르몬 결핍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는 혈청 남성 호르몬치가 해마다 1%씩 지속적으로 서서히 감소하기 때문에 대체로 42~53세가 되면 젊었을 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남성 호르몬 결핍 상태가 되는 것이다.
남성 갱년기의 원인은 사회생활에 따른 스트레스, 주변에 만연한 환경 호르몬, 불규칙한 생활로 인한 식사 불균형 등을 생각할 수 있다. 특히 식사 불균형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기 쉬우나 남성 호르몬을 감소의 주요한 원인이다.
이외에도 알코올 남용, 간 기능 이상, 동맥 경화증, 비만, 당뇨 등의 질환이 동반되거나 지나친 흡연 또한 동일 연령의 남성과 비교 시 남성 호르몬 생산을 15% 이상 감소시켜 노화를 촉진시킨다.
또한 중년 이후 본인의 일생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건강과 노후에 대한 걱정 등으로 우울증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정신적 스트레스 또한 갱년기 증상을 악화시킨다고 볼 수 있다.
남성 갱년기의 증상으로는 전신 증상으로 무기력증, 요통, 근력저하, 치통, 피부탄력의 저하, 살 처짐, 탈모, 식욕부진, 발한 등이 나타나고 신경 증상으로는 신경과민, 기억력 감퇴, 우울증, 불면증, 강박관념 등이 나타난다.
또한 여성과 마찬가지로 골다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것은 혈중 남성 호르몬 치가 감소하면서 육체적 활동과 무관하게 근육의 양과 강도가 떨어지면서 발생하게 된다. 남성 호르몬치의 감소는 혈중 지질치를 높여 관상동맥 질환의 발병과 복부 비만증과도 관련이 있다.
남성들을 가장 우울하게 하는 갱년기 증상은 성기능과 배뇨기능의 약화이다. 남성의 성욕은 평생 동안 지속되기 때문에 성기능의 약화는 남성을 우울증에 빠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소변 후에도 시원하지 않고 소변 발이 약해지는 현상은 힘이 없다는 공통점으로 인하여 심리적으로 더 남성을 위축되게 만들기도 한다.
갱년기 증상을 진단하기 위한 검사에는 남성 호르몬 검사와 전반적인 건강 진단(정액량 측정, 전립선 용적 측정, 골밀도 검사, 요속 검사 등)을 하게 된다. 전반적인 건강 진단이 필요한 이유는 갱년기 증상을 단순한 피로감으로 치부해버리다가 더욱더 심각한 질환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암의 진행 등과도 유사한 증상이 보이기 때문에 더 심각한 질환을 예방하고 갱년기 증상을 적절히 치료하기 위해서 충분한 검사가 필요하다. 남성 호르몬 수치가 검사 후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호르몬 이상으로 인한 “남성 갱년기”로 진단을 내리게 된다.
남성 호르몬 수치는 2.0~9.0 사이이며, 평균적으로 5.0 정도가 보통이다. 수치가 3.5 미만이 될 경우 남성 갱년기로 진단하게 된다.
남성 갱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운동과 휴식, 정신적 스트레스 감소를 위한 요가나 명상, 육식과 고지방식을 피하고 단백질과 채식 위주의 식생활 개선과 약물치료를 들 수 있다.
특히 약물치료 등을 위해서는 남성 비뇨기 전문의와의 상담이 반드시 필요하다. 약물 요법인 남성 호르몬 보충 요법(ART: androgen replacement therapy)에는 먹는 호르몬제, 3-4주에 한번씩 근육주사를 맞는 주사제, 일반피부 부착, 음낭 부착, 피부에 바르는 호르몬제 등의 패치 제형이 있다.
남성 갱년기 치료의 직접적 해결은 아니지만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는 발기부전 치료를 위하여 비아그라 등과 같은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 복용과 배뇨장애 질환 치료 또한 함께 병행되는 것이 적절하다.
남성갱년기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진단과 의사와의 상담을 통하여 의사와 환자가 사전에 잘 이해하고 치료하는 것이지만, 더불어 가족의 관심과 갱년기에 대한 이해, 규칙적인 운동 등의 생활 습관 변화 또한 필수적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비뇨기과전문의 이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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