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뜰에 쓰는 편지
- 松竹/김철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몰라도
빈 가슴으로 살아온 몇 달
연둣빛 물감을 고이 풀어
하루하루 수를 놓아 가득 채워주셨지요
아무런 보상도 바라지 않고
허허벌판 너른 품에 떨고 섰는 나뭇가지
레몬빛 T샤스 곱게 입히고
풀내음 짙은 청바지 차려 입혀 나들이 보내셨죠
늘 강함이 목에 차건만
머리 한번 조아려 인사도 못했지요
무심함도 금세 잊고
늘 그랬거니 하며 방관 속에 살았지요
정녕 소중함이 무엇인지 깨닿지도 못하고
이 천을 하루같이 무관하게 살아온 혼을 일깨워
흐르는 봄갯강에 편지 한 통 띄우오리다
늘 감사하는 마음 잊지 않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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