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때의 사건
가을 한철에만 농어낚시가 허용되는
호수에서 아버지와 열 살 된 아들이
낚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날은 농어 잡이가 허용되기
바로 전 날이었습니다.
몇 시간을 낚시대 앞에 앉아 있었지만
고기가 한 마리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밤이 으슥할 무렵 드디어 아들의 낚시대 끝이
둥그렇게 구부러지며 큼직한 놈이 한 마리
걸려들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고기를 잡는 모습을
흐뭇한 마음으로 지켜보다가
물고기가 상당이 큰 놈이라는 것을 알고
고기를 달빛에 비춰보니 농어였습니다.
아버지는 시계를 보았습니다.
밤 10시 30분.
농어 잡이는 내일부터 허용되었고
지금은 농어 이외의 고기만 잡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농어는 1시간 30분후부터
잡을 수 있습니다.
주위엔 아무도 없었고 호수엔
낚시꾼도 배도 없었습니다.
"얘야, 그 농어는 풀어주고
우리는 다른 것을 잡도록 하자구나."
"안돼요. 아버지,
이렇게 큰 물고기를 잡은 건 처음이에요."
펄덕이는 농어를 내려다보는
아들의 얼굴은 울상이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단호한 결정에 아들은
농어를 놓아주었습니다.
세월이 흐른 뒤 아들이 자라서
중년의 나이가 되어
사업가로 크게 성공하였습니다.
정직하고 모범적인 경영자로 뽑혀
기자와 인터뷰를 하면서
그는 열 살 때의 그 사건을 통해
아버지로 부터 '진정한 정직'을
배웠노라고 말했습니다.
- 최용우(작가, 목사) -
당신은 삶의 원칙이 있습니까?
삶에 원칙을 정하고 사는 이는
기준 잡힌 인생을 살게 되고
그의 발자욱은 후세에
오래 오래 삶의 나침반이 될 것입니다.
- 원칙을 정한 삶은 언제나 빛이 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