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하루 48

전설이 된 사나이

전설이 된 사나이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미국의 멀리뛰기 선수 ‘밥 비먼’이 트랙에 올랐습니다. 그는 결선 첫 점프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당시 비먼은 올림픽 결선에 오를 정도의 실력은 있었으나 그렇다고 금메달 유망주는 아니었습니다.금메달이 유력한 비먼의 경쟁자들은 동료였던 1960년 금메달리스트 ‘랄프 보스턴’과 러시아의 자랑인 ‘이고르 테르-오바네시안’ 정도로 사람들은 생각했습니다.올림픽 예선에서 두 번이나 무효 판정을 받았던 비먼의 최고 기록 8.33미터로는 그들과 경쟁하기에 많이 부족했습니다.세계 최고 무대인 올림픽인지라 압박감이 가슴을 짓누르고, 자신의 실력을 100퍼센트 발휘할 수 있을지 몰라 몹시 불안하고 초조해 보였습니다.그렇게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초조하게 서 있는 비먼에게 그의 ..

사회 손거울 2020.04.30

쓰러져도 다시 일어난다

쓰러져도 다시 일어난다 저는 따뜻한 하루를 매일 읽는 독자입니다. 매번 읽기만 하다가 부족한 글솜씨이지만 저희 사연을 함께 공유합니다.저는 학창 시절 하굣길 건널목에서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렇게 55일간 사경을 헤매다 다행히 깨어났지만, 왼쪽 팔다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유아 때 첫걸음마를 땐 순간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사고 후 첫걸음이 이루어진 것은 지금도 똑똑히 기억합니다.저는 저 자신이 아기와 다름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보통의 아이들은 평균 2천 번은 넘어지고 나서야 걸음마를 익힌다고 하지만, 저는 3천 번은 아니 그 이상을 넘어지고 구르고 뒹굴고 나서야 겨우 한 걸음을 걷게 되었습니다.하지만, 쓰러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저의 꿈은 쓰러지지 않고 걷는 것이 아닙니다. 쓰러져도 다시 ..

작은 이야기 2020.04.29

큰 돌과 작은 돌

큰 돌과 작은 돌 지혜로운 스승을 섬기는 제자들 가운데 주변 사람들로부터 평판이 좋지 않던 청년이 한 명 있었습니다.크고 작은 사고를 저지르곤 하던 청년은 어느 날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고 자신이 잘못한 사람들을 찾아가 사과를 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그 청년을 바라보던 시선이 좋지 않았습니다.고민하던 청년은 스승을 찾아가 자신의 무엇이 아직도 잘못된 것인지를 물었습니다. 제자의 고민을 들어준 스승은 바구니 하나를 주며 커다란 돌덩이들을 바구니 가득 담아오라고 말했습니다.바구니에 대여섯개의 돌덩이를 넣자 가득 찼습니다. 무거운 바구니를 들고 돌아온 청년에게 스승은 그 돌덩이들을 원래 있던 그 자리에 다시 갖다 놓으라고 말했습니다.돌덩이를 제자리에 돌려놓고 온 청년에게 스승은 이번에는 그 바구니에 작은 돌멩..

작은 이야기 2020.04.28

아이는 햄버거를 남겼습니다

아이는 햄버거를 남겼습니다 얼마 전 필리핀에서 한 남자가 패스트푸드 체인점 ‘졸리비’에서 햄버거를 주문했습니다. 드시고 갈지 포장해 갈지 묻는 점원에게 여기서 먹고 갈 것이라고 했습니다.그런데 조금 이상했습니다. 남자에게 다른 일행은 없었는데 아무리 건장한 남자라도 혼자 먹기에는 너무 많은 양의 햄버거를 주문하는 것입니다. 점원은 반신반의하며 주문받은 대로 많은 양의 햄버거를 남자 손님에게 내어 드렸습니다.햄버거를 받은 남자는 자리에 앉더니 가게 밖에 서 있던 누군가를 향해 손짓했습니다. 밖에는 맨발에 해진 옷차림인 아이 세 명이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남자는 전혀 모르는 사이였습니다.쭈뼛쭈뼛 매장 안으로 들어온 아이들에게 남자는 햄버거의 포장을 하나하나 뜯어주면서 아이들에게 먹도록 했습니다.아이들은 기쁘..

사회 손거울 2020.04.28

무병장수의 비결

무병장수의 비결 평생을 아픈 사람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어떤 의사 선생님이 많은 사람들의 슬픔 속에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그 의사 선생님은 인품도 훌륭했지만 엄청난 의술로 사람들의 병을 치료했던 명의였기에 사람들의 안타까움은 더 컸습니다.그런데 남은 사람들이 그 명의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무병장수의 비결’이라는 제목의 봉인된 책 한 권을 발견했습니다.사람들은 유명한 명의로 알려진 의사가 남긴 그 책 한 권에 높은 관심이 쏠렸습니다. 그리고 가족이 없던 의사의 책 소유권을 두고서 서로 다투었습니다.결국 그 책을 경매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한 부자가 엄청난 거금을 지불하고 그 책을 가지게 되었습니다.책을 낙찰받은 부자는 봉인된 책을 조심스레 뜯고 두근거리는 가슴을 억누르며 책장을 넘겼습니다...

작은 이야기 2020.04.27

행복을 노래하는 화가

행복을 노래하는 화가 19세기 후반 미술사의 격변기를 살았던 대가 중 프랑스의 르누아르는 비극적인 주제를 그리지 않은 유일한 화가입니다.그는 화려한 빛과 색채의 조합을 통해 5,000여 점에 달하는 주옥같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그는 삶의 어둠 대신 기쁨과 환희의 순간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말년에 그는 육체적으로도, 가정적으로도 어려웠습니다. 두 아들은 전쟁에서 큰 상처를 입었고, 그 또한 류머티즘성 관절염으로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고 손은 점점 심하게 뒤틀렸고, 급기야 손가락에 붓을 묶어서 그림을 그려야 했습니다.그런데도 절망하지도, 분노하지도 않았습니다. 대신 찬란한 햇빛 속에 비친 아름다운 세상을 그렸고, 행복을 노래하는 작품들을 그렸습니다.소박한 여인들, 귀여운 아이들, 일상 속에서 온화한 미소를 짓..

작은 이야기 2020.04.25

성장에 나이는 없다

성장에 나이는 없다 한 살, 아이는 슬픔이란 감정을 채 배우기도 전에 부모를 잃었습니다. 이모와 할머니 손에 길러지다가 다시 깊은 산골 낯선 할아버지에게 맡겨지지요.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지만 아이는 자신의 삶에서 소중한 것들을 기어코 찾아냅니다. 아픔을 지닌 할아버지의 따뜻한 면을 발견하고 눈이 보이지 않는 그래니 할머니의 말동무가 되어드리며 목동 페터와 함께 염소들을 보살피지요. ‘알프스 소녀 하이디’ 이야기입니다. 하이디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은 많은 걸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삶의 가치를 새로이 전합니다. “오늘은 눈에 보이는 것마다 예쁘고 사랑스러워요, 그렇죠?” 맛있는 음식도, 좋은 침대도, 비싼 옷도 없지만 하이디는 알프스의 대자연 속에서 육체와 정신을 가꾸며 성장해 나갑니다...

사회 손거울 2020.04.25

아내의 머리카락

아내의 머리카락 제 아내는 교통사고로 일찍 세상을 떠났습니다. 조금도 대비할 수 없었던 갑작스러운 이별과 아픔에 저는 그만 정신을 거의 놓아 버렸습니다.우울증으로 매일 술에 의지하면서 살았고 아내가 너무 보고 싶어서 이대로 죽고 싶다는 생각만 간절했습니다.그렇게 너무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시간이 지나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마음에 평온을 찾기 시작했습니다.하지만, 집에 있는 아내의 물건을 볼 때마다 다시 예전의 자포자기 시절로 돌아갈 것 같아서 아내의 물건을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부모님의 권유로 부모님과 함께 살기로 해서 이제 아내와 함께 머물렀던 집에서도 이사를 해야 했습니다.이삿짐이 하나씩 나가기 시작했고 안방에 있던 옷장도 밖으로 들어냈는데, 바닥에 ..

작은 이야기 2020.04.23

편지 봉투 안에 김 세장씩

편지 봉투 안에 김 세장씩 글자를 몰라서 군에 간 남편에게 편지 한 장 못했다고, 그래도 할머니는 남편에게 편지를 보내긴 했습니다. 봉투 안에 편지지 대신 김을 넣어서요.스물둘에 부모님이 정해준 사람에게 시집을 갔습니다. 남편이 군인이었는데 가난한 형편을 벗어나고자 월남 파병을 떠났습니다.그런 남편에게 편지를 보내야 할 텐데 글을 모르니, 생각다 못해 김을 석 장씩 넣어서 붙였다고 합니다.할머니께 여쭤봤습니다. “왜 하필이면 김인가요? 차라리 그림이라도 그려 보내시지?”할머니는 정말로 생각도 못 한 대답을 했습니다. “김은 밥을 싸 먹을 수 있으니…”머나먼 타국, 뜨거운 전쟁터에 있는 남편에게 아내는 편지 봉투 속에 사연 대신 김을 보냈습니다. 날마다 하루도 빠짐없이 보냈습니다.다시 할머니께 여쭤봤습니다..

사회 손거울 2020.04.23

처음으로 스테이크를 먹었습니다

처음으로 스테이크를 먹었습니다 오늘 우리 가족은 처음으로 레스토랑에 갔습니다. 내가 5살 때 식당일을 하고 돌아오던 엄마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아빠는 일용직을 전전하며 8살, 5살 딸들을 키우기 위해 정말 열심히 일했지만, 우리는 항상 간신히 먹고살 정도로 가난했습니다.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예쁜 원피스를 입은 친구를 사귀며 우리 집이 가난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그래도 중학교에 입학해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결과는 전교 상위권 성적이었습니다. 나의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 하는 희망이 현실로 다가온 순간이었습니다.고등학교 첫 시험에서도 상위권 성적을 받았습니다. 학원은 다니지 못했지만, 정부에서 주는 지원금으로 문제집을 사서 공부하여 이룬 결과였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나중에 성공하게 되면 우리 가족에..

작은 이야기 2020.04.22

청산도 슈바이처

청산도 슈바이처 전라남도 완도항에서 뱃길로 한 시간을 가면 ‘청산도’라는 섬에 ‘푸른뫼중앙의원’ 병원이 있습니다. 이 병원의 의사는 아침 7시 40분부터 진료를 시작합니다. 대부분 어업에 종사하는 섬 주민들의 바쁜 일정 때문입니다.의사는 하루 평균 120명의 환자를 진료하면서도 자정이 넘어 병원으로 집으로 찾아오는 환자들도 그냥 돌려보내지 않습니다.청산도 근처에는 병원이 없는 작은 섬들이 많습니다. 보통은 병원을 찾아 환자들이 오는 것이 맞지만 의사는 인근 섬까지 배를 타고 들어가 무료 진료를 해주고 있습니다.섬에 있는 노인분들이 움직이기 힘드니 의사가 섬을 오가며 진료를 해 줄 수도 있지만 청산도 유일의 이강안 의사 또한 이미 83세의 노인이었습니다.“한두 해 정도만 봉사활동을 하다가 돌아가려 했는데 ..

사회 손거울 2020.04.21

어려웠던 시절의 마음가짐

어려웠던 시절의 마음가짐 미국의 강철왕으로 유명한 카네기(A. Carnegie)는 19세기 미국 산업계를 대표했던 재벌입니다. 그의 전성기 때의 재산을 현재의 가치로 환산하면 약 450조 원이라고 합니다.사업가로서의 카네기에 대한 평판은 호불호가 나뉘었지만, 그는 평생 근검절약을 실천하며 검소하게 살아왔고, 재산의 꽤 많은 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데 앞장섰던 사람입니다.카네기가 자신의 재산을 더 어려운 사람에게 아낌없이 나눈 이유는 너무나 가난해서 비참하게 살아가야 했던 어린 시절을 잊지 않고 있었기 때문입니다.그의 가족이 스코틀랜드에서 미국으로 처음 이주해 왔을 때는 매우 가난하여 온 가족이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수작업으로 테이블보를 만들었던 아버지는 산업혁명으로 인해 결국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되..

작은 이야기 2020.04.21

결혼하려면 시험을 봐야 한다

결혼하려면 시험을 봐야 한다 열정적이고 자유분방한 삼바의 나라로 잘 알려진 브라질 사람들은 결혼을 어떻게 할까요?브라질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엄격하고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결혼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무려 결혼 전에 결혼에 관한 공부를 하고 시험에 합격해야 결혼할 수 있는 자격을 준다고 합니다.결혼하려는 남녀는 전문기관에서 약 열흘간 합숙하며 결혼에 관련된 교육을 이수해야 합니다. 그리고 교육 이수 후 바로 결혼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그 교육 과정을 모두 마쳐야 결혼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자격이 생기는 것입니다. 최종 시험에 합격해야 결혼 자격 증명서가 나와 결혼할 수 있습니다.그런데 열심히 준비했지만, 점수가 부족하여 떨어지는 사람들도 간혹 있습니다. 물론 떨어졌다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

작은 이야기 2020.04.20

이쯤에서 포기하는 게 맞습니다

이쯤에서 포기하는 게 맞습니다 대학 입시 공부를 위한 학원 수강생들은 보통은 재수생, 삼수생이라고 해도 아직 사회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풋풋한 청년들의 모습이 상상됩니다.그런 수강생들 가운데 70대 노인이 한 분 계셨습니다. 성성한 백발, 주름진 피부의 얼굴로 입시학원 맨 앞자리에 앉아 강의를 듣고 계셨습니다.알파벳도 제대로 모르는 노인이었습니다. 느린 걸음처럼 이해도 느리고 배움도 느렸습니다. 하지만 노인은 강의실 맨 앞자리에 앉기 위해 매일 새벽같이 학원을 찾아왔습니다.학원강사가 노인에게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왜 수업을 들으러 오시는지 물어봐도 될까요?”노인이 대답했습니다. “나는 공부하는 게 목적입니다. 그리고 열심히 공부해서 한의대에 합격하고 싶습니다.”강사는 조금 당황했습니다. 어린 학생 중에..

사회 손거울 2020.04.18

세상의 모든 엄마는 위대합니다

세상의 모든 엄마는 위대합니다 질 볼트 테일러는 성공한 뇌과학자였습니다.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강의를 병행했고, 미국 전역을 돌며 학술대회에 참가했지요. 그러던 37살의 어느 날 아침, 그녀가 평생토록 연구해온 ‘뇌’에 문제가 생깁니다. 뇌에서 출혈이 일어나 뇌의 기능이 하나둘씩 꺼지기 시작했습니다. 연구실 전화번호도 잊어버리고 단어를 발음할 수 없고 시야가 흐릿해지며 몸에 힘이 없어집니다. 그녀가 겨우 떠올린 번호는 1,600㎞ 떨어진 곳에 사는 어머니의 전화번호였지요. 뇌가 마비되어 생사의 갈림길에 선 와중에서도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이 어머니라는 사실, 놀라우면서도 당연하지요? 이후 그녀는 대수술과 재활 치료를 동반한 8년의 회복기를 거치는데 그 과정에서 곁을 지킨 사람은 어머니였습니..

사회 손거울 2020.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