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하루 228

희망을 주는 잡지

희망을 주는 잡지 미국의 종합잡지 ‘Saturday Evening Post’는 경제 위기였던 1940년대에 ‘희망을 주는 잡지’로 유명했습니다. 특히 다른 신문과 다르게 경제공황으로 고통당하는 20여 명의 독자 원고를 가감 없이 보도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를 본 미국인들은 다른 사람들의 실패담을 읽으며 성공의 돌파구를 찾기도 하고 서로 돕는 등 긍정적인 영향력을 받았다고도 합니다. 지금 전 세계가 코로나와 여러 국제 사회의 이슈로 경제난을 겪고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위기를 회피하거나 감추는 것이 아닌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지금 위기를 겪고 계시는가요? 내가 느끼는 위기 속에서 희망을 생각해보세요. 황폐하고 생명력을 찾아보기 힘든 겨울, 꽁꽁 언 땅 아래에서 봄을 기다리며 싹트길..

작은 이야기 2022.07.14

Oxi day

Oxi day 그리스에는 국경일로 지정한 ‘Oxi day’가 있습니다. Oxi(오히)는 ‘아니요’, ‘안돼’라는 뜻의 헬라어입니다. 그 때문에 영미권에서 ‘No day’라고도 불리는데 10월 28일, 그리스의 국경일을 그리스 국민들은 국가의 신앙적, 도덕적 자존심을 지킨 날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초기인 1940년 10월 28일 새벽 3시, 이탈리아 독재자 무솔리니는 그리스에 이탈리아 육군의 진입과 일부 도시의 점령을 허용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냈습니다. 그때 그리스 지도자 메타크사스는 주저 없이 ‘Oxi’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이 소식을 들은 그리스 국민들도 거리로 뛰쳐나와 주먹 쥔 손을 하늘로 들면서 ‘Oxi Oxi’를 외치며 그 뜻에 힘을 싣고 저항했습니다. 결국 그날 새벽 이탈리아의 무..

작은 이야기 2021.11.30

아버지의 비밀 노트

아버지의 비밀 노트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아들은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살아생전 보물처럼 보관해온 노트 한 권이 있었습니다. 다른 일엔 비밀이 없던 자상한 아버지였지만 그 노트에 대해서는 아들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아들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그 비밀 노트를 펴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노트에 적힌 것은 가족들의 이름과 친구들의 이름, 그리고 전혀 모르는 낯선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노트에 무언가 대단한 이야기들이 적혀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그에게 어머니가 다가왔습니다. “어머니도 이 노트를 아세요?” 어머니는 그 노트를 보고는 잠시 추억에 잠기는 듯했습니다. “이건 너희 아버지의 기도 노트란다. 매일 밤 한 사람씩 이름을 조용히 불러가며 감사의 기도를 올..

작은 이야기 2021.11.25

오빠의 아이스크림

오빠의 아이스크림 제가 초등학교 2학년이었을 때 이야기입니다. 부모님과 오빠 네 식구가 휴일을 맞아 놀이공원에 갔었습니다. 한여름, 정말 무더운 날씨였습니다. 제 옆에 아이스크림을 든 유치원생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덥다는 이유로 유치원생의 아이스크림을 빼앗아 먹어버렸습니다. 정말 뜬금없는 못된 행동.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 광경을 오빠가 보고 있었나 봅니다. 오빤 제가 뺏어 먹던 아이스크림을 다시 빼앗아 유치원생에게 돌려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유치원생이 울음을 터트렸고, 유치원생의 부모님, 우리 부모님 모두 울음소리에 놀라 유치원생과 오빠를 보게 된 것입니다. 그 광경은 누가 봐도 오빠가 유치원생의 아이스크림을 뺏어 먹는 것으로 해석되는 상황..

작은 이야기 2021.11.19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그녀는 여느 때처럼 지친 하루를 보내던 중이었습니다. 그때 갑작스레 친구의 부고 소식을 들었습니다. 사인은 ‘심정지’였습니다. 건장하고 아름다웠던 청년은 배우를 꿈꾸는 유쾌하고 멋진 사람이었습니다. 연극 무대의 어두운 조명 아래 밝게 빛나던 그는 그렇게 깜깜한 밤하늘을 밝히는 별이 되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이별에 당황할 겨를도 없이 그녀는 자신의 결혼식에 와준 친구의 장례식에 가게 되었습니다. 누가 알았을까요. 반짝반짝 빛이 나던 그가 하루아침에 연기처럼 사라져 버릴 것을… 우리는 앞날을, 아니 내일을, 하다못해 몇 시간 뒤도 알 수 없습니다. 이별은 사람과 시간과 상황을 가리지 않고 찾아옵니다. 후회 없는 마지막이라는 게 있을 수 있을까요? 180센티미터의 키가 무색하게, 친구는 ..

작은 이야기 2021.11.18

1,000원 식당

1,000원 식당 천 원짜리 한 장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천 원으로는 쉽게 커피 한 잔도 마실 수 없는 요즘 공깃밥과 국, 3가지 반찬이 담긴 ‘든든한 한 끼’를 천 원에 제공하는 백반집이 있습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현재 논란 중인 식당 가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작성자는 흑미밥, 따뜻한 된장국과 3가지 반찬이 있는 사진을 올리며 다음과 같은 글을 게시했습니다. “11년 동안 이렇게 차려주고 1,000원을 받습니다. 장사도 잘돼서 하루 100명이나 먹고 갑니다. 더 어이없는 건 식당이 적자라 사장이 투잡까지 뜁니다.” 이 식당은 광주광역시 동구 대인시장에 위치한 ‘해 뜨는 식당’으로 알려졌습니다. 고(故) 김선자 씨가 사업 실패로 끼니조차 해결하기 어려웠던 시절 주위로부..

작은 이야기 2021.11.04

사슬을 끊자

사슬을 끊자 ‘코끼리 사슬 증후군’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충분히 힘을 갖고 있음에도 주어진 한계를 스스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서커스단에서 코끼리를 길들이는 방법에서 유래되었는데 어렸을 적부터 아기 코끼리의 뒷다리를 말뚝에 묶어 놓습니다. 그럼 아기 코끼리는 안간힘을 쓰지만 결국 말뚝 주변을 벗어날 수 없게 되자 좌절하게 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코끼리는 스스로 말뚝 주변을 자신의 한계로 정해버려 성장한 뒤에도 사슬을 풀어놔도 말뚝 주변을 벗어나지 않는 안타까운 상황이 되고 맙니다. 비슷한 예로 시골에 가면 기둥에 줄이 묶인 채 평생을 살아가는 강아지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간혹 줄의 길이를 넘어 먼 곳으로 가고자 몸부림치는 것을 볼 때가 있습니다. 멀리 나가려 할수록 줄이 ..

작은 이야기 2021.10.29

아모레 셈프레

아모레 셈프레 오래전 유럽에서 전해지는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아모레 셈프레(영원한 사랑)’라는 이탈리아어가 적힌 두 통의 엽서를 가슴에 끌어안은 채 숨을 거둔 한 할머니의 사연입니다. 1941년 이탈리아의 장교였던 루이지는 그리스 아름다운 항구도시 파트라이로 파견되었고 그곳에서 운명적인 첫사랑 안겔리키를 만나게 됐습니다. 행군하던 루이지는 안겔리키에게 길을 물었고 그녀는 친절하게 길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리고 루이지는 그녀가 굶주림에 지쳐 있음을 눈치채고는 갖고 있던 전투식량과 음식들을 그녀에게 나눠주었고 이를 계기로 이 두 남녀는 가까워졌습니다. 이후에도 루이지는 먹을 것을 들고 그녀의 집을 찾아갔고, 그렇게 서로의 말을 배우며 비밀스러운 사랑을 키워갔습니다. 그러나 1943년 이탈리아가 항복하..

작은 이야기 2021.10.28